올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창립 후 최대 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토지·주택시장 호조로 판매가 강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사업비 부담을 줄이면서 리츠 등 사업 다각화에 성공한 덕이다.
20일 LH에 따르면 올해 연말까지 토지 주택 판매 대금 27조5000억원, 대금 회수 23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지난해 판매실적 27조2000억원과 대금회수 20조6000억원을 뛰어 넘는 수치다. 올해 11월말까지 LH의 토지 주택 판매 실적은 25조7000억원이고 대금 회수 실적은 21조3000억원이었다.
이런 실적 개선으로 2013년 105조7000억원까지 치솟았던 LH의 금융부채는 지난해 98조5000억원으로 줄어든데 이어 올해 6월까지 94조7000억원으로 더 줄었다. 게다가 올해 판매 실적이 호조를 나타내면서 금융부채가 90조원대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절감액도 지난해 7조2000억원보다 많은 8조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 2년간 무려 15조원 규모의 금융부채를 감축하는 셈이다.
LH의 부채 감축은 사옥부지 매각 등 비영업활동을 통한 것이 아니라 토지 주택 판매 등 영업활동을 통해 달성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토지주택 판매 호조는 부동산경기가 호황임을 감안하더라도 경쟁시스템 도입과 시장 맞춤형 제품 출시 등 판매전략 수정이 주효했다. 판매로 확보한 재원은 기존 임대주택 건설과 세종시·혁신도시와 보금자리주택 건설 등 정책사업 추진을 위해 발행한 채권의 원리금 상환에 쓰였고, 행복주택 등 신규사업 추진 기반이 됐다.
LH 실적 개선은 역대 최고 국제신용등급(AA)으로 이어져 ‘선순환 고리’를 만들었다. 대한민국 정부와 동일한 신용등급을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에서 받은 준시장형 공기업은 LH가 유일하다. 덕분에 LH 채권은 가장 안전한 공사채(AAA)금리로 산정해 기준금리 외에 추가 가산금리 없이 채권발행이 가능해졌다.
이같은 성과는 지난 2013년 이재영 사장 취임후 과다한 금융부채로 사업수행이 곤란했던 상황에 대한 대안으로 민간기업과 공동개발, 리츠 등 사업다각화 추진, 시장수요 중심 판매전략 도입 등에 경영역량을 집중한 결과라는 평가다.
LH가 단독으로 대규모 투자로 개발사업을 진행하면 초기 재무부담이 가중되고 부동산 경기변동에 따른 위험 증가가 상존했다. LH는 이 를 벗기 위해 민간 공동 택지개발, 환지개발, 대행개발, 공공임대리츠, 주택개발리츠, 민간공동주택건설, 패키지형주택건설 등 8개의 신사업으로 사업구조를 개편했다. 지난해 4조원 규모로 신사업을 추진한데 이어 올해는 5조원을 이런 방식으로 추진중이다.
이 사장은 지난 4월 본사를 진주로 이전한 뒤 자율·책임경영에 기반한 조직편을 단행해 결재권한을 현장에 대폭 위임하고 결재단계를 축소해 신속한 의사결정을 유도했다. 수요자 맞춤형 개발사업을 발굴하고 신사업 발굴도 강화했다. LH 한 관계자는 “재무상태 개선을 위해 대금회수 범위 내에서 사업
LH는 지난 2013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공공기관 발주물량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10조원 규모 토지·주택사업을 발주했다. 이는 정부기관의 5.9%, 공공기관의 34%에 해당하는 34조원의 재정집행과 20만명에 달하는 간접고용을 유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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