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투자그룹 칼라일의 자회사인 알프인베스트파트너스(AlpInvest Partners)가 국내 투자일임업을 등록했다.
칼라일은 운용자산이 57조원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재간접 사모펀드다. 국민연금 등 국내 연기금들이 부동산 사모펀드(PEF) 인프라스트럭처 등 대체시장 투자를 갈수록 늘리는 추세여서 이 자금을 유치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알프인베스트파트너스가 전날 금융위원회에서 투자일임업 인가를 받았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외국계 투자회사들이 국내 연기금 자금을 운용할 때 별도 법인이나 사무소를 내지 않으면 투자일임업 등록을 많이 한다"며 "국민연금 등에서 대체투자 위탁운용을 맡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해외 사모펀드 가운데 현재 국내 투자일임업에 등록한 회사는 약 160곳이다. 지난달에도 홍콩 투자회사인 파인브리지인베스트먼트, 핑안오브차이나자산운용 등 2곳이 투자일임업과 투자자문업 인가를 얻었다.
알프인베스트파트너스는 PEF, 벤처캐피털(VC),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메자닌, 부실채권 등 대체투자 펀드에 재간접으로 주로 투자한다. 미국 금리 인상을 계기로 내년 글로벌 주식 및 채권 시장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기관투자가들의 대체투자 수요는 커지고 있다. 특히 중수익을 추구하면서도 최대한 투자 위험을 줄여야 하는 연기금들은 대체투자에 있어서도 분산투자 효과가 큰 재간접 사모펀드를 선호한다. 알프인베스트파트너스의 운용순자산(AUM)은 2013년 6월 말 기준 480억달러(약 57조원)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타워스왓슨이 같은 해 집계한 재간접 사모펀드 규모 순에서 전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이 회사는 1999년 처음 설립됐고, 2011년 칼라일이 경영권 지분을 인수하면서 자회사로 편입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본사
모기업인 칼라일은 한국과 인연이 깊다. 외환위기가 터진 뒤인 2000년 11월 칼라일은 한미은행을 인수했고 3년 후 씨티그룹에 팔아 8000억원 가까운 엄청난 이익을 챙겼다.
[최재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