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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왕배 인터코스코리아 대표는 "인터코스그룹이 증시에 상장하는 것은 한국이 처음"이라며 "최근 중국에서 한국 화장품 브랜드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최대한 빨리 일정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인터코스는 지난해 8월 인터코스코리아를 설립하며 한국에 처음 진출했고, 같은 해 11월 판교테크노밸리에 연구개발(R&D)센터도 만들었다. 코스피 상장을 위한 사전 작업으로 지난달 말 중국 3개사와 한국법인을 합쳐 홍콩에 아시아홀딩스를 설립했다. 내년 하반기에는 국내 화장품 제조기업과 조인트벤처(JV)를 만들고 본격적으로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 같은 인터코스 측 전략은 최근 중국에서 한국 화장품이 선풍적 인기를 누리는 현상, 이른바 'K뷰티 열풍'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인터코스는 이미 10년 전 중국 쑤저우에 공장을 지었고 현재 현지 공장을 4개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 1위 기업으로서 '아무 고객사와 거래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하면서 중국 현지 브랜드와 거래하는 데는 소극적이었다. 그러다 보니 아시아에서 발생하는 매출 비중은 13%로 유럽(46%)에 비해 3분의 1에 불과했다. 그사이 후발 업체인 코스맥스와 한국콜마는 중국 내수를 파고드는 전략을 구사하면서 올해부터 인터코스 매출액을 추월할 정도가 됐다. 실제 올해 3분기까지 누적치만 놓고 보면 인터코스그룹 사업보고서상 매출은 2억9184만유로(약 3779억7949만원)로 코스맥스(약 3976억원)보다 적다.
인터코스가 국내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것은 중국 시장 경쟁에서 획기적인 반전을 꾀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세계 1위라는 이름값에 지금 중국에서 가장 인기 좋은 '메이드 인 코리아'를 더하는 전략인 셈이다.
김왕배 대표는 "과거 인터코스 에이전트였던 코스맥스가 지금은 중국 시장에서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며 "인터코스는 색조 부문에서 보유한 독보적 기술력과 '메이드 인 코리아' 브랜드 파워가 결합되면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에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터코스가 이와 더불어 코스피 상장을 결정한 또 다른 요인으로 우리 증시에서 화장품주 가치가 높아졌다는 점도 꼽을 수 있다.
인터코스는 당초 이탈리아 본사를 밀라노 증시에 상장하려 했다. 하지만 그리스발 경제위기 여파로 경기가 크게 나빠지자 지난해 11월 상장 계획을 백지화했고 높은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는 주식시장을 찾다가 한국을 선택했다. 실제 코스피에서 화장품 업종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40배 이상으로 일본·미국 같은 주요국과 비교해서도 2배 가까이 높다.
특히 중국 매출 확대로 올해 주가들이 일제히 급등하면서 아모레퍼시픽 73배, 코스맥스 78배, 한국콜마 54배 등 업종 주도주 PER가 급등했다.
인터코스가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제품을 생산하면 국내 화장품 업계에는 적잖은 파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색조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췄기에 유사한 제품을 만드는 경쟁사들은 긴장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명품을 표방하는 인터코스 기업문화가 '패스트 코스메틱(Fast Cosmetic)'으로 통하는 K뷰티와 얼마나 잘 맞을지는 두고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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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제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지난 2년간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코스맥스, 한국콜마를 중심으로 국내 화장품 업종은 급격히 성장했다"며 "인터코스가 한국 내 생산을 본격화하면 국내 화장품 산업 펀더멘털이 더욱 굳건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인터코스는 1972년 이탈리아 밀라노에 설립된 화장품 ODM·OEM 전문회사로 유럽 북미 남미 아시아 등 총 8개국에 12개 지사를 두고 있으며 10개국에 R&D센터와 생
[정순우 기자 / 배미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