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분석 / LIG넥스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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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G넥스원은 지난 4일(현지시간) 세계 유력 방산업체인 록웰콜린스와 80억원 규모 F-15 전투기용 전방시현장치(HUD)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7일 밝혔다. LIG넥스원이 수출하는 HUD는 전투기 조종석 앞에 위치한 투명 패널로 속도·고도 등 각종 비행·임무 정보를 조종사에게 알려주는 항공전자장비다.
이번 계약을 포함해 LIG넥스원이 수주한 HUD 누적 규모는 580억원이 넘는다. 이정식 LIG넥스원 사장은 "세계 최고 기술을 보유한 미국 항공·방산 업체가 LIG넥스원 기술과 품질을 인정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LIG넥스원은 HUD를 비롯해 비행조종컴퓨터, 다기능시현기, 무장통제장치 등 다양한 항공전자장비를 개발·생산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25일 국방과학연구소와 1123억원 규모 항만감시체계 공급계약을, 26일 방위사업청과 989억원 규모 유도탄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굵직한 계약 체결이 이어지고 있다.
방위산업은 최근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가장 핫한 업종이다. 방위산업이 인기를 끈 것은 갑자기 방위산업 업황이 크게 좋아져서가 아니다. 그보다는 다른 업종이 부진하다보니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이 발생하는 방위산업으로 투자자들이 시선을 돌렸다는 분석이다. 회사 IR 담당자는 "방위산업은 경기와 무관하게 성장하고 있는 대표적인 경기방어주"라며 "그동안 내수 위주로 영업하던 방위사업체들이 최근 해외 시장에 진출하기 시작하면서 성장성 측면에서도 후한 점수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방위산업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증폭되면서 LIG넥스원을 커버하는 애널리스트도 늘고 있다. 지난 3일 커버리지를 개시한 삼성증권은 목표주가로 13만2000원을 제시했다. 2016년 예상 주당순이익(EPS) 기준 주가순이익비율(PER)이 24배에 해당한다. 글로벌 업계 상위권 업체의 주가순이익 비율(18배)보다 더욱 높은 가치를 매겼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해외 주요 업체들이 위치한 미국 유럽이 재정지출 감소로 인해 국방비 지출이 감소하고 있지만 한국의 국방비 지출은 증가 추세에 있고 장기적으로 수출에 따른 국제 방산시장 점유율 확대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방위산업은 기본적으로 정부를 상대로 영업해 실적을 내고, 때에 따라 국가 간 협약으로 해외 방위사업체에 수출도 이뤄진다. 이날 발표한 HUD 수출 계약이 대표적인 사례다. 한국 정부가 미국 보잉으로부터 F-15K를 수입하기로 결정하는 과정에서 F-15K에 들어가는 부품을 한국 업체가 납품을 맡기로 했는데 이 업무를 LIG넥스원이 수주했다. 이후 기술력을 인정받은 LIG넥스원이 계속해서 미국에 방산부품을 납품한다.
LIG넥스원은 국내 증시에 상장된 기계업체 중 유일한 순수 방산업체다. 방산이 전체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0%다. 30~50% 수준인 현대로템이나 한국항공우주(KAI)와 대비된다. 방위산업이 주목받을수록 LIG넥스원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을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방위산업체는 연구개발 단계보다는 양산 단계에서 높은 수익성이 나타나는데 LIG넥스원이 양산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점도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포인트다. 가동률이 올라가면 매출에서 고정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들기 때문에 수익성이 개선된다.
이는 실적에서도 확인된다. 지난해 영업이익 720억원과 당기순이익 506억원을 기록했지만 올들어 3분기까지 벌써 영업이익 973억원과 당기순이익 727억원을 거둬들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오버행(대기 중인 대량 매도 물량) 우려가 있기 때문에 주가가 약세를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