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그룹이 내년부터 본격화될 기업구조조정에 대비해 기업의 부실 징후를 사전에 파악해 경고하는 조기경보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농협금융지주 고위관계자는 3일 “내년 금융권의 가장 큰 이슈는 기업구조조정 이슈에 따른 리스크 관리”라며 “기업별로 신용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파악하는 조기경보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농협금융은 기존 금융연구센터를 박사급 인력 30여명으로 구성된 ‘NH금융연구소’로 바꿔 조기경보시스템을 개발할 예정이다. 농협은 지난해 농협중앙회 산하 ‘농협경제연구소’를 해체해 경제연구 기능은 중앙회로, 금융연구 기능은 금융지주 내 금융연구센터로 각각 분리한 바 있다. 새로 만들어질 NH금융연구소는 거시경제 연구와 산업분석, 기업여신, 리스크 관리정책 분석 등의 업무를 총괄하게 된다.
조기경보시스템은 특정기업의 신용 리스크가 올라가면 경고등이 들어오는 식의 자동화 시스템으로 개발된다. 농협은행은 개별 기업의 신용 위험을 자세히 들여다 보기 위해 리스크관리부에 여신감리 인력도 대폭 보강할 방침이다.
농협은행이 리스크 관리 기능을 강화하고 나선 것은 내년 부실기업 구조조정 본격화에 따라 충당금 적립 등 큰 재무적 부담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농협은행은 다른 시중은행에 비해 비교적 기업금융에 늦게 뛰어들어 조선·해운·건설 등 부실업종에 대한 여신 규모가 크다.
대규모 부실이 드러난 대우조선해양, STX조선해양 등이 모두 농협은행의 주요 고객들이다. 특히 STX조선해양에는 7400억원 규모 여신이 물려 있어 충당금 적립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농협금융은 은행과 증권의 기업금융 부문 협업을 위해 ‘CIB활성화협의회’도 만든다. CIB활성화협의회는 농협은행과
금융권 관계자는 “기업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 가장 큰 타격을 입게 될 은행 중 한 곳이 농협은행”이라며 “농협금융의 수익성을 개선하려면 기업 리스크 관리 강화는 필수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정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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