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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청자 1명당 평균 자동이체 변경건수가 5건임을 감안하면 하루 1000명씩 계좌를 다른 은행으로 옮긴 셈이다. 금융결제원은 3일 서울 은행연합회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계좌이동제 시행 첫달 이용 현황을 발표했다. 계좌이동을 할 수 있는 금융결제원 페이인포(www.payinfo.or.kr) 사이트 접속자는 한 달간 48만5000명이었다. 계좌이동제 시행 첫날 한 달간 접속자의 절반 가까운 사람이 접속했다. 시행 첫날인 10월 30일의 접속자 수가 전체 접속 건수의 43.1%인 21만건의 접속이 이뤄졌다. 첫날 변경은 전체의 17%(2만3000건), 해지는 39.3%(5만7000건)였다.
시중은행의 한 부행장은 "내년 2월까지는 계좌이동이 제한적으로 가능해 고객들의 반응이 뜨겁지 않다"고 말했다. 또 은행들 간 차별점이 없다는 것도 계좌이동이 부진한 원인으로 지적됐다. 그는 또 "계좌이동제 본격 시행을 전후해 은행들은 다양한 상품을 쏟아냈지만, 자동화기기 수수료 면제와 금리 우대 등 유사 서비스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계좌이동제 시행에 따른 은행 간 경쟁은 인터넷뱅킹이나 은행 창구에서 주거래 계좌를 옮길 수 있는 내년 2월부터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들은 내년부터 추가 상품 출시와 온·오프라인 프로모션 등을 통해 경쟁 은행 고객을 적극적으로 빼앗아오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이날 계좌이동제에 대비해 금융권 멤버십을 통합해서 사용할 수 있는 '하나멤버스' 가입 인원이 100만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하나멤버십은 하나금융 계열사의 금융거래 실적에 따라 '하나머니'를 적립하고 이를 금융거래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게 한 서비스다.
초미의 관심사였던 은행별 계좌이동 실적은 이날 공개되지 않았다. 이윤수 금융위원회 은행과장은 "현재는 계좌를 통합하고 정리하는 실수요자들이 많아 은행별 실적을 공개할 경우 은행별 경쟁에 대한 '미스 리딩'이 될 수 있다"며 "나중에 서비스가 완벽하게 되고 은행 간 경쟁이 일어나면 은행별 실적을
시중은행들은 계좌이동과 관련한 수치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계좌이동제의 최대 수혜자로는 우리은행으로 손꼽히고 있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우리은행이 계좌이동 시행 첫 일주일 만에 2000여 개 계좌 순유입이 있었다"라고 전했다.
[박준형 기자 / 김덕식 기자 / 박윤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