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 잔치에 몰린 손님 바라보고만 있는 한국 증시.' 중국 위안화의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편입이 성사되면서 글로벌 증시 전문가들은 그동안 왜곡됐던 위안화 가치가 시장에서 정당하게 평가받을 수 있게 됐다며 반기는 분위기다. 하지만 정작 중국 증시에 큰 영향을 받는 한국 증시 전문가들은 안색이 편치 못하다.
당장 내년 10월까지 준비기간이 있기는 하지만 이 기간 중 중국 정부가 적극적인 통화 완화 정책을 펼쳐 위안화 약세 기조가 지속되면 국내 시장에서 외국인의 자금 이탈 속도가 빨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1일 위안화 SDR 편입 소식이 전해지면서 내년 국내 주식 시장이 더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 정부가 내년에 위안화 SDR 편입과 더불어 선강퉁, MSCI지수 편입 종목 보강 같은 자본시장 개방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위안화는 중기적으로 약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성연주 대신증권 연구원은 "IMF가 위안화의 '자유로운 사용' 부분이 여전히 미흡하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 정부는 향후 1년간 환율변동폭을 5%까지 확대하는 등 통화 완화 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며 "위안화는 중기적으로 약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위안화의 위상 제고는 중국으로의 자금 유입을 촉진시켜 중국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글로벌 주식시장에서 중국 기업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알리바바 등 뉴욕증시 상장 중국 기업 주식이 최근 MSCI이머징지수에 포함되면서 내년에는 중국 A지수마저 지수에 편입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선전과 홍콩증시 교차거래를 허용하는 선강퉁까지 내년에 시행되면 중국으로의 글로벌 자금 유입 속도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중국 증시의 호재는 국내 증시에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 실제로 8월 11일 중국 인민은행이 위안화를 평가절하하면서 코스피 2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글로벌 이머징 펀드에서 한국 비중이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며 "중국 A주까지 MSCI이머징지수에 편입되면 장기적으로 최소 3조~4조원의 외국인 자금이 국내에서 이탈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배미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