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와 친환경차의 시대’
내년 주식시장을 관통할 키워드는 단연 전기차와 친환경차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전기차시대의 도래를 예상하며 LG화학을 내년의 최선호주로 제시했다. 유망 중소형주에도 전기차·친환경차와 관련성이 높은 종목들이 주로 꼽혀 이들 종목들이 전광판을 붉게 물들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30일 매일경제신문이 13개 주요 증권사로부터 내년 유망 종목을 추천받은 결과, 대형주에서는 LG화학이 3표를 얻어 가장 많이 최선호주로 꼽힌 종목이 됐다. 현대자동차 그룹주도 3표를 받아 저력을 과시했다. 중소형주 추천종목은 다양한 산업군에 분포돼 있긴 하지만 상대적으로 전기차와 친환경차 관련 종목들의 비중이 높았다.
LG화학을 대형주 최선호주로 내놓은 증권사는 하나금융투자, IBK투자증권, 삼성증권이다. 하나금융투자는 LG화학을 추천한 이유에 대해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의 지원으로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확대될 예정이고, 이에따라 핵심 기술을 보유한 LG화학의 수주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유가하락으로 납사를 원재료로 하는 NCC 업체들의 경쟁력이 회복되었다는 점도 호재로 작용했다.
IBK투자증권도 대형주 최선호주로 LG화학을 제시했다. 미국과 유럽에서 시작된 환경 규제, 전기차 보조금 지급이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으로 확대되며 전기차 시대가 열렸다는 평가다. 강력한 원가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선도하며 GM, 폭스바겐 등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의 전기차 배터리 수주에 성공한 LG화학이 전기차 시대의 최대 수혜주라는 분석이다.
전기차로 인해 뽑힌 다른 종목도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내년도 가장 유명한 대형주로 삼성SDI를 꼽았다. 이유는 내년 전기차 배터리의 중국 매출이 본격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메리츠종금증권에 따르면 중국 매출 비중은 이미 올해 상반기 10% 수준에서 4분기 40%에 육박할 정도로 증가하고 있다. 중국내 확보된 고객사는 10개 이상으로 현재는 3~4개 업체에 상용차 중심으로 공급 중이며 향후 승용차로 확대할 예정이다.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현대자동차 그룹주들도 많은 추천을 받았다. 한국투자증권은 대형주에선 현대모비스를 추천했다. 현대모비스에 대해서는 “내년 현대차, 기아차의 친환경차 전용모델 출시도 모멘텀이 될 전망”이라며 “애프터서비스(A/S) 수익성과 핵심부품비중이 개선되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핵심부품비중은 SUV 판매호조, 운전보조장치 채택확대, 친환경차 부품판매에 힘입어 더욱 빠르게 개선될 전망이다.
대신증권은 삼성전자를 최선호주로 제시했다. 무선사업부(IM) 연간 영업이익이 9~10조원 내외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에 현금흐름이 안정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특히 대신증권은 2016년 및 2017년의 잉여 현금 흐름인 17조원과 18조원의 40%를 활용해 현금 배당을 실시하면 보통주 기준 주당 4만원까지 배당이 가능하다고 추산했다. 배당 수익률은 최대 3.1%로 전망된다.
중소형주 중에서도 전기차와 친환경차와 관련 종목들이 많이 뽑혔다. 신영증권은 중소형주 최선호주로 삼화콘덴서를 제시했다. 삼화콘덴서는 내년 MLCC(적층세라믹콘덴서) 사업부문의 턴어라운드로 2016년 주당순이익(EPS)가 전년대비 186%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현대차가 내년 초 출시 예정인 하이브리드 전기차 전용모델에 전력변환콘덴서를 독점 공급하는 것도 호재다. 신영증권은 삼화콘덴서에 대해 글로벌 완성차에 대한 자동차용 MLCC 및 전력변환콘덴서 공급이 머지 않아 가시화될 것이라고 봤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관련주를 집중적으로 추천한 증권사도 있다. 유안타증권은 내년 유망종목으로 대형주 중에선 LG전자, 중소형주로는 주성엔지니어링을 추천했다. LG전자에 대해 유안타 증권은 2015년 상반기엔 최고급 TV 시장에서의 경쟁력 약화가 가전사업부 적자의 원인이었는데, OLED TV 시장 개화는 경쟁력 회복으로 이어진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또 GM과의 전기차 부품 협력 확대로 매출 성장 속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주성엔지니어링의 경우 내년이 LG디스플레이의 OLED 투자의 수혜주라고 평가했다. OLED 봉지장비에서 세계적 기술력을 보유한 주성엔지니어링이 LG디스플레이 OLED TV 및 패널 생산에서 독점적 지위를 차지한다는 것이다.
이밖에 유망 중소형 주에 대해서 메리츠종금증권은 중소형주 중에서는 대한유화를 유망주로 꼽았다. 내년에 에틸렌 계열의 강세가 지속되면서 수익성이 극대화될 것
한국투자증권은 중소형주에서 더존비즈온을 꼽았다. 정부의 클라우드컴퓨팅 활성화 정책 시행으로 클라우드 도입률 증가가 가속화된 것이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고정비가 전체 비용의 93% 차지해 높은 영업레버리지 효과에 따른 구조적 개선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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