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 사건(디젤 게이트) 이후 친환경 자동차인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내 전기차 관련 주들의 주가도 연일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30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올 1~9월 기준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7.0% 증가한 33만4000대다.
이에 따라 전기차의 핵심 기술인 2차 전지에 대해 관심도 높아졌다. 2차 전지 생산 업체인 삼성SDI와 LG화학의 주가는 지난 9월 21일 디젤 게이트가 불거진 이후 현재(27일 종가 기준)까지 각각 28.2%, 25.4% 상승했다.
그 외 피앤이솔루션(104.1%), 에코프로(68.4%), 상아프론테크(63.7%), 엘앤에프(36.5%), 일진머티리얼즈(28.4%), 삼화콘덴서(22.1%), 피엔티(16.6%) 등 전기차 소재·부품주의 주가도 큰 폭으로 뛰었다.
이처럼 전기차 관련 주의 주가가 강세를 나타내는 이유로는 폭스바겐 사태 등 디젤차에 대한 실망감을 우선적으로 꼽을 수 있지만, 중국이 세계 최고의 전기차 수요국으로 떠올라 이에 대한 기대감이 투자심리를 대폭 개선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중국의 10월 전기차 판매량은 1만2085대로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의 51.8%를 차지하며 전기차 신흥 시장으로 떠올랐다. 앞서 삼성SDI는 시안에, LG화학은 난징에 자동차용 배터리 공장을 설립·생산에 돌입해 중국 본토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수혜와 더불어 최근 정부가 발표한 ‘2030 에너지 신산업 확산전략’도 전기차 관련 주의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 23일 정부는 에너지 신산업 확산을 위해 내년 예산안을 1조2890억원 규모로 확대 편성했으며 앞으로 5년간 관련 분야에 총 19조원 규모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정부는 현재 약 2930대 수준인 전기차 판매대수를 2020년에는 13만5000대, 2030년에는 37만7000대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충전 인프라도 2030년까지 약 30배 가까이 확대 보급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나 향후 전기차 시장 성장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전기차 관련 테마주들이 더욱 각광 받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윤혁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파리에서 시작되는 유엔 기후변화 협약으로 자동차 배기가스 및 환경에 대한 관심이 증폭될 것”이라며 “선진국만이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부담했던 교토의정서와는 달리 신기후체제는 선진국·개발도상국 모두가 참여하는 형태로 폭스바겐 디젤
이현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시장의 방향성을 고민하기 보다는 모멘텀을 중심으로 하는 Bottom fishing(보텀 피싱·저가 매수)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면서 “미국 쇼핑시즌에 이어 전기차에 대해 주목해야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매경닷컴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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