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공략 나선 韓은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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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기 KB국민은행 뉴욕지점장은 "2년 전만 해도 국민은행 뉴욕지점은 주로 미국 기업어음(CP)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며 "선진 은행들 텃밭인 양키CD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금융사 방문과 투자자 발굴에 주력했고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 뉴욕지점의 미국 CP 발행잔액은 2013년 3분기 10억달러로 전체 자금 조달원 중 60~70%나 됐고 나머지는 은행 간 차입에 의존해 조달 구조가 단순했다. CP는 1년 이하 단기 차입금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금융당국의 차입금 규제를 받아 자금 조달 규모를 늘리는 데도 한계가 있었다.
이래서는 미국 영업이 힘들겠다고 판단한 KB국민은행은 양키CD 발행을 통해 신규 고객을 늘리고 조달 수단을 다변화하는 전략을 수립했다. 양키CD 발행에 주력한 지 1년여 만에 성과는 바로 나타났다. 2014년 말 발행잔액은 5억8400만달러로 전년도 대비 10배가 넘게 늘었고, 조달금리와 만기 등 발행 조건도 개선됐다. KB국민은행의 미국 내 단기신용등급이 'A1/P1'으로 최고 등급인 점도 조달금리를 낮추는 데 유리하게 작용했다.
KB국민은행 뉴욕지점은 양키CD로 저리에 확보한 자금을 한국계 정유사의 수입 유전스(기한부어음) 거래에 활용하고 중국 대만 인도 등 아시아계 은행을 상대로 자금을 빌려주면서 쏠쏠한 마진도 챙기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계 정유사들은 그동안 외국계 은행과의 거래에 주로 의존했다. 이한 KB국민은행 뉴욕지점 팀장은 "정유사들의 원유 수입 대금을 은행이 선지급해 주는 방식의 수입 유전스는 금리 조건이 까다롭다"며 "한국계 정유사들이 우리 쪽으로 돌아서면서 1억5000만달러 규모의 정유사 유전스 시장을 개척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계 은행을 상대로 한 은행 간 대여금 규모도 3억달러로 부쩍 늘었다. 현재 미국에 진출한 한국계 은행 가운데 산업·신한·KB국민 등 신용등급이 최상위권인 일부 은행들이 양키CD 발행을 시도하고 있지만 미국 자본시장 공략에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용어 설명>
▷ 양키C
[뉴욕 = 황인혁 특파원 / 서울 = 정지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