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수많은 증권맨을 떠나보낸 여의도에 또다시 인력감축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증시 반등으로 금융투자회사의 실적은 나아졌지만 일시적인 효과라는 분석에 구조조정 필요성이 대두된 것이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투자는 오는 19일까지 희망퇴직을 접수한다. 부장급 직원과 차장급 이하 직원 중 근속기간이 7년 이상인 직원들이 대상이다. 글로벌 금융 불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청년 인턴을 고용해 역피라미드형 인력 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차원이다. 업계는 약 150여명의 직원이 회사를 떠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금융투자 외에도 올해 하이투자증권, 아이엠투자증권, KDB대우증권이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하이투자증권은 리테일 부문의 수익이 지속적으로 감소한 데 따른 영향으로 162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했다. 이중 많은 수가 계약직으로 전환채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엠투자증권은 지난 5월 메리츠종금증권과의 합병을 앞두고 직원 떠나보냈다. 영업직 직원들은 100% 고용이 승계되면서 정규직 직원 82명(지난 3월 말 기준)만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이중 30명 정도가 회사를 떠났다.
매각을 앞둔 KDB대우증권도 지난 6월 말 2년만에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예상보다 2배가 넘는 100여명이 퇴사를 신청했다.
금융투자회사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구조조정을 실시하면서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업계 임직원 수는 3만6078명(6월 말 기준)까지 줄었다. 지난해 말 3만6561명에서 반년만에 483명이 여의도를 떠난 것이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상반기 증시 호조로 주식 거래 대금이 크게 늘었지만 일시적 반등이라는 판단이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황세운 한국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올 상반기 시황이 좋았던 것은 맞지만 증권
실제로 하나금융투자의 경우, 올 3분기 당기순이익이 294억원을 기록해 전 분기 대비 20% 감소했다. KDB대우증권 또한 같은 기간 554억원의 순이익으로 전 분기 대비 53%가 줄었다.
[매경닷컴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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