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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하 행장 이외에 올 연말 임기가 끝나는 금융지주 회장이나 은행장은 없지만 신한·KB국민·농협·KEB하나·우리·기업은행 등 6대 시중은행의 부행장 50명 가운데 절반을 넘는 26명이 올 연말 임기가 종료된다.
올 연말 금융계 인사 중 가장 주목받는 곳은 행장 연임 여부가 관심사로 부상한 농협은행이다. 2012년 농협중앙회에서 분리된 후 농협은행장이 연임한 사례는 한 번도 없다. 그러나 김주하 행장의 경우 올해 실적 개선의 1등 공신으로 평가를 받으며 연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거론된다. 김 행장은 올해 3분기까지 지난해 동기보다 54.2% 늘어난 1517억원의 순익을 기록하며 경영능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김 행장이 교체될 경우 차기 행장으로는 이경섭 농협금융지주 부사장, 최상록 농협은행 수석부행장 등이 우선적으로 거론된다. 금융권에서는 "핀테크와 해외진출 사업을 강력하게 추진할 수 있는 제3의 인물을 깜짝 발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농협은행은 최상록 수석부행장(경영기획), 이종훈(여신심사) 김광훈(리스크관리) 신승진(정보기술) 부행장 4명의 임기도 올 연말 동시에 끝난다. 지난 4월 취임한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이 조직의 체질 개선을 위해 대규모 인사를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김용환 회장은 조선, 해운, 건설 등 취약산업에 대한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높아진 상황에서 리스크 관리를 통한 조직 체질 개선에 적극 나설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리딩뱅크인 신한은행은 조용병 행장이 지난 3월 취임한 이래 처음으로 부행장급 임원인사를 단행한다. 재임기간이 3년 이상 된 부행장을 중심으로 다음달 하순 중폭 규모의 인사가 단행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부행장 임기 2+1년제를 유지 중인 신한은행은 현재 12명의 부행장 가운데 올해 말 3년 이상 또는 3년 가까이 재임기간을 채운 사람이 총 5명이다. 임영진 WM(자산관리)그룹 부행장의 경우 실적과 평가는 좋지만 재임기간이 5년에 달해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동환 CIB그룹(IB본부) 부행장, 임영석 기관그룹 부행장, 서현주 리테일부문 겸 영업추진그룹 부행장도 올해 말로 3년의 임기를 채운다.
조용병 행장은 "인사는 업무 실적에 따라 객관적이고 공개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방향을 제시했다.
KB금융은 집권 2년차를 맞는 윤종규 회장이 본격적으로 임원 인사에 나설지 주목된다. 부행장 가운데 임기가 만료되는 사람은 여신그룹 강문호 부행장과 리스크관리그룹 박정림 부행장 2명이지만 12개 계열사 중에서 KB저축은행, KB자산운용, KB부동산신탁 등 6개 회사 사장 임기가 올 연말 만료돼 계열사 간 대규모 연쇄 이동이 단행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앞서 KB금융은 지난달 김옥찬 SGI서울보증 사장을 지주사 사장에 내정해 대규모 물갈이 인사를 예고한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윤종규 회장이 영업과 리스크 관리, 비대면금융 부문에 중심을 두고 자신의 경영철학이 반영된 인사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우리은행도 이광구 행장이 취임한 이후 사실상 첫 번째 인사인 데다 임기 만료 부행장이 6명으로 가장 많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동건 수석부행장을 비롯해 권기형(기관고객) 남기명(개인고객) 박기석(경영기획) 김옥정(리스크관리) 김종원(부동산금융) 부행장의 임기가 올 연말 만료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임기 만료 부행장들이 많은 데다 이광구 행장의 인사 스타일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숨을 죽이며 지켜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KEB하나은행은 외환은행과 통합된 지 4개월밖에 안 된 상황에서 대규모 임원 교체가 단행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올해 말 KEB하나은행은 김정기(마케팅) 권오훈(글로벌) 장기용(경영지원) 등 부행장 5명과 전무 15명의 임기가 끝난다. KEB하나은행 고위 관계자는 "연말 인사는 중복 업무를 중심으로 조직 개편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함영주 행장이 취임 당시 성과주의를 천명한 만큼 평가실적이 크게 부진한 부행장과 임원들을 대상으로 인적 쇄신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IBK기업은행은 내년 초 4명의 부행장이 임기 만료를 앞둔 가운데 분위기는 비교적 차분한 편이다. '2+1년 임기제'를 실시 중인 기업은행은 김성미 김도진 시석중 김영규 등 4명의 부행장이 내년 초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으며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대부분 2년 임기 만료 후
[채수환 기자 / 김규식 기자 / 정지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