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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은 자사주 매입을 통해 소액주주(29.65%)를 달래면서 금융지주사로서의 모습을 갖췄다는 분석이다. 일단 자사주를 보유한 뒤 필요하면 현금화해 그룹 내 다른 금융계열사 지분 취득에 쓸 수 있고, 다른 백기사에 넘겨 의결권을 살려 지배구조를 탄탄히 할 수 있다는 것. 금융지주사 밑그림을 그리면서 다양한 각도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예상이다.
삼성화재가 최근 5300억원 자사주 매입을 밝힌 것도 이 지분을 삼성생명에 블록딜 형태로 넘길 경우 삼성생명의 금융지주회사 전환 가능성을 높이는 한편, 자회사 지배력을 높일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현재 삼성생명은 그룹 내 핵심 금융계열사인 삼성화재와 삼성증권 지분을 각각 15.0%, 11.1% 가지고 있다. 지주사 요건인 상장 계열사 보유지분 30%에는 턱없이 모자라는 수치라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이에 대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측은 "아직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지난달 29일 자사주 매입을 발표한 삼성전자와 달리 삼성생명은 자사주를 매입한 후 소각하지 않고 보유한다는 점도 특이하다. 금융시장에서는 일단 삼성전자의 경우 보유 현금이 많기 때문에 얼마든지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해도 큰 무리가 없지만 삼성생명은 처지가 다르다는 점을 지적한다. 상반기 기준 삼성전자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8조원에
시장 전문가들은 삼성전자는 매입한 자사주를 소각함으로써 주가 부양에 딴 뜻이 없다는 것을 밝혀 55.83%에 달하는 소액주주들은 물론 국내외 기관들을 달래는 데 사용했다는 평가다. 이후 주총에서 이 주주들이 든든한 아군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박준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