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받았던 1세대 부동산 스타트업 `지금 위상은?`

스마트 폰이 ‘국민 휴대폰’으로 자리잡고 부동산 시장에 온기가 돌면서 최근 3년 새 부동산 업계도 스타트업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주로 부동산 중개 앱을 중심으로 숫자가 늘었다. 시장 초기인 만큼 투자액도 커지는 추세다.
첫 발걸음을 딛은 1세대를 꼽는다면 대표적인 것이 부동산 중개 모바일 앱인 ‘직방’이다. 지난 2012년 채널브리즈가 처음 시장에 내놓은 직방은 당시 다운로드 30만건으로 시작해 이듬해인 2013년 100만건, 지난해 400만건을 돌파한 후 올해 들어선 700만건을 넘어섰다. 지난해 12월 말 부터는 부동산 업계에선 처음으로 공중파 방송 광고를 내보냈다. 아시아 스타트업 투자 커뮤니티인 테크인아시아(Tech in Asia)에 따르면 직방은 국내에서 펀트투자를 가장 많이 받은 10개 스타트업 중 6위(282억원·)를 차지했다. 블루런벤처스·스톤브릿지캐피탈·포스텍기술투자· LB인베스트먼트 등이 투자한다.
직방의 성공은 ‘다방·방콜’같은 후발 주자를 끌어들였다. 모바일·온라인 업계에 따르면 부동산 중개 앱은 100여개를 넘어섰다. 서비스 특화도 이어진다. 직방에 이어 2위를 달리는 다방은 지난 1월 부동산써브가 소속돼 있는 미디어윌이 인수한 후 매출이 6~7배가 늘었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말이다. 애완동물을 키울 수 있는 지 여부 등 세입자의 취향을 배려하고 360도로 방을 볼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해 앱 다운로드수가 지난 5월 400만건을 넘었다. 1일 이용자수는 30만 명 선이다. 지난해 11월 얼굴을 내민 방콜 역시 부동산114와의 연계성을 높여 젊은 수요층을 대상으로 소형 매물 거래에 주력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김은진 부동산114 팀장은 “원룸에 이어 오피스텔·도시형생활주택·상가·사무실 직거래가 늘면서 온라인을 이용한 스타트업이 늘어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무실 임대도 다루는 ‘부동산다이렉트’는 매물이 대폭 늘었다. 이용균 대표(32)는 “사무실 임대 매물의 경우 지난해의 두 배 이상인 5만여개가 등록됐고 올해 1분기엔 매출이 1년 전에 비해 400%정도 더 늘었다”고 말했다.
온라인에서 중개수수료 가격 파괴 바람이 거세지는 것은 시장 경쟁 과열 영향이 크다. 업계에선 처음으로 부동산 담보부 P2P 대출서비스를 들여온 ‘테라펀딩’은 짓고 있는 건물을 담보로 진행 중인 공사를 마무리하기 위해 필요한 돈을 빌려준다. 투자자에게 연 12%정도의 수익률을 보장하는 한편 빌리려는 사람에게는 연 15~20% 이자율로 대출을 해주는 식이다. 담보가 있어 투자 위험성이 비교적 낮다는 장점 등으로 인해 올해 초 시장에 나왔지만 5개월 만에 대출 총액이 32억 원에 이른다.
이른 감이 있지만 시장 포화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한 부동산스타트업체 관계자는 “우리 부동산 시장은 중개 수수료 총액이 5조원을 넘는 규모이다보니 미국·일본 등 글로벌 기업과 스타트업체들도 관심을 가지는 분위기”라며 “국내 스타트업이 늘고는 있지만 아직까지는 대부분이 중개업 분야인 데다 서비스가 비슷 비슷하고 오프라인 중개소와도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장및빛 꿈에 젖어있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인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