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롯데그룹은 27일 호텔롯데가 롯데쇼핑 등 3개 계열사가 보유하던 다른 계열사 주식을 사들임에 따라 209개 순환출자 고리를 추가로 끊게 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전체 순환출자 고리 중 지난 8월에 33.7%, 이번에 50.2%를 해소하면서 67개(16.1%)의 순환출자 고리만 남게 됐다.
호텔롯데는 이번에 △롯데쇼핑이 갖고 있던 롯데알미늄 주식 12.0% △한국후지필름이 보유 중이던 대홍기획 주식 3.5% △롯데제과가 보유하던 한국후지필름 주식 0.9%를 각각 매입했다. 총 주식 수는 12만7666주로 매입금액은 1008억원이다. 롯데그룹은 지난 8월 26일에 지배구조개선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한 후 28일에 신동빈 회장이 롯데건설이 보유 중이던 롯데제과 주식 1.3%를 매입해 기존 순환출자 고리 416개 중 140개를 해소한 바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특히 롯데쇼핑이 보유 중이던 롯데알미늄 주식을 호텔롯데가 사들이면서 그룹 전반 지배구조 개선 작업에 속도가 붙었다고 설명했다. 이 고리가 '롯데쇼핑-롯데알미늄-롯데제과-롯데쇼핑'으로 이어지면서 무려 202개의 순환출자 고리를 형성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룹 전체 순환출자의 절반에 해당하는 수치다. 강선아 KB투자증권 연구원은 "호텔롯데가 롯데알미늄 주식을 매입하면서 호텔롯데에서 롯데쇼핑까지 얽혀 있던 200여 개의 순환출자가 단번에 끊어졌다"며 "만일 호텔롯데가 지주사 전환을 고려한다면 비상장사인 롯데알미늄 지분을 40% 이상 확보해야 하는데 이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또 호텔롯데가 한국후지필름이 보유했던 대홍기획 지분을 매입하면서 한국후지필름에서 비롯한 순환출자 고리도 모두 해소됐다. 강선아 연구원은 "롯데그룹 전체 순환출자 고리 중 롯데쇼핑-롯데알미늄, 한국후지필름-대홍기획 등 최대주주 지분이 아닌 지분만 매각해도 고리 대부분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 |
강성부 LK투자파트너스 대표는 "롯데제과가 보유한 롯데쇼핑 지분 7.9%가 순환출자 고리의 핵심인데, 롯데쇼핑이 이 지분을 자사주로 사들일 수도 있다"며 "롯데쇼핑 지분을 가진 계열사로 현금이 유입되고, 롯데쇼핑에서 현금이 유출되는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순환출자 고리 해소작업이 막바지에 이르면 호텔롯데 상장과 함께 지주사 전환도 한층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이날 롯데그룹주는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였다. 롯데쇼핑(-3.98%) 롯데케미칼(-1.05%) 롯데하이마트(-2.29%) 롯데손해보험(-0.51%) 롯데제과(-2.49%) 롯데칠성(-1.25%) 등이 일제히 하락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롯데가 순환출자 고리를 정리한다는 얘기는 이미 나온 재료여서 약세장에서 빛을 발하지 못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편 롯데정보통신이 코스피 상장에 나선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롯데정보통신은 이날 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에 상장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했다. 신동빈 회장이 호텔롯데를 비롯한 롯데그룹 계열사를 상장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수년째 표류하던 롯데정보통신 기업공개(IPO)도 마침내 닻을 올렸다. 롯데정보통신은 2013년에도 한 차례 IPO를 추진한 바 있다.
롯데정보통신은 1996년 설립된 시스템통합(SI)업체로 시스템 소프트웨어를 개발·공급한다. 이날 기준으로 롯데리아 외 9인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 5607억원, 당기순이익 123억원을 올렸다. 상장 주간사는 KDB대우증권이 맡았다.
[손일선 기자 / 강다영 기자 / 손동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