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분석 / 남양유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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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올 상반기 매출 6036억원, 영업이익 8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2.3%를 기록했던 영업이익률이 올해 1.1%로 개선됐다.
실적이 뒷받침되다 보니 현금흐름도 좋아졌다. 지난 2분기 영업활동에 따른 현금흐름이 258억원을 기록하며 플러스로 전환됐다. 막말 논란이 불거진 2013년 2분기 이후 8분기 만이다. 올 1분기에는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165억원 유출됐지만, 2분기 들어 258억원 유입으로 급격한 개선이 이뤄졌다.
주가도 회복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남양유업은 전날보다 1만4000원(1.65%) 상승한 86만4000원에 마감했다. 연초 64만원이던 주가는 어느덧 86만원을 넘어서면서 52주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과거 2년 동안 남양유업은 국내 우유 시장 침체에 소비자 불매운동까지 겹치면서 힘겨운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2013년 5월 남양유업의 젊은 영업사원이 나이 많은 대리점주에게 욕설과 막말을 하는 음성파일이 공개되면서 이른바 '갑질' 논란으로 대외 이미지가 나빠져 매출이 급감했다. 2011년 553억원, 2012년 637억원을 기록하던 영업이익은 2013년 175억원 적자로 곤두박질쳤다. 지난해에는 261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적자폭이 확대됐다.
2013년 4월 말 116만5000원이던 남양유업 주가도 지난해 말 장중 한때 59만8000원으로 반 토막 났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보면 1년8개월 만에 4000억원가량 증발한 것이다.
남양유업이 올해 들어 실적과 현금흐름이 극적으로 개선된 것은 매출원가와 판매관리비를 절감하면서 원가율을 대폭 낮췄기 때문이다. 지난해 5816억원이던 매출액이 올해 6036억원으로 3.8% 늘었지만 매출원가는 4377억원에서 4357억원으로 0.5% 줄었다. 판매관리비도 지난해 상반기 1623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594억원으로 1.8% 감소했다. 마른 수건을 쥐어짜는 듯한 원가 절감 덕분에 남양유업이 수익성 개선에 성공한 셈이다.
현금흐름이 개선된 것은 원재료 구매 시 현금 대신 어음으로 결제한 영향이 컸다. 지난해 말 671억원 수준이던 매입채무는 지난 6월 말 749억원으로 21.4%나 증가했다. 매입채무는 언젠가는 현금으로 갚아야 하기 때문에 지난 2분기 빠르게 회복된 것으로 보이는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일부 부풀려진 측면이 없지 않다.
남양유업의 매입채무는 2013년 상반기 말 기준으로 976억원에 달했는데 막말 파문 이후 거래처 매입채무 해소에 나서면서 지난해 말 600억원대로 감소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상반기 영업이익 흑자전환이 과도한 비용 축소에 기인한다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남양유업이 판관비, 마케팅 비용 등을 감축한 결과 경쟁력이 떨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남양유업 측은 "수익성 개선은 주력 제품에 집중하고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는 등 내실화를 기한 결과"라고 반박했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남양유업이 본격적인 턴어라운드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백운목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올해 국내 분유 판매 호조, 발효유 매출 회복, SKU(제품 가짓수) 조정, 마케팅 비용 효율화 등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흑자전환될 것"이라며 "내년에는 분유
특히 남양유업 분유 제품의 중국 수출이 두드러진다. 올해 남양유업 분유 수출액은 450억원 정도로 지난해(230억원)보다 95.6%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 분유 시장 규모는 지난해 19조원에서 올해 21조원, 내년 23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