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9월 25일(06:02)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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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톱 사모펀드인 블랙스톤의 글로벌 1위 명품 핸드백 ODM(제조자개발생산)업체 시몬느 지분투자가 사모펀드와 기업의 성공적 투자사례로 부각되고 있다. 최근 블랙스톤은 박은관 시몬느 회장 등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81.2%)중 30%를 3억달러에 인수한 바 있다.
2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국내의 상당수 기업이 이번 블랙스톤의 시몬느 지분 투자를 자신들의 기업에 적용시키는 방안에 대해 고려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기업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번 투자사례를 오너인 회장에게 보고드리고 외부 투자자 유치를 설득해보고있다”고 말했다. 한 IB 관계자는 “삼성 등 국내 대기업의 실무진들이 이번 투자를 해외에서 성장할 수 있는 한 모델로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경우는 특히 외부투자를 극도로 꺼려온 시몬느측이 국내 기업투자가 활발하지 않았던 블랙스톤의 투자를 받았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끈다. 한 외국계 사모펀드 대표는 “국내외 웬만한 사모펀드중에서 시몬느 투자를 고려하지 않은 곳이 없을 것”이라며 “시몬느측에 투자를 받는 것에 대해 다양한 조건을 제시했지만 결국 시몬느의 마음을 돌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블랙스톤이 시몬느 투자를 이끌어 낸데는 지난해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베르사체' 지분 투자(20%)를 설명한 것이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IB 관계자는 “블랙스톤이 시몬느측에 베르사체 투자를 예로 들며 명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해외에서의 성장이 더딘 브랜드의 성장전략을 어떻게 짤 것인지를 설명했고 이를 시몬느측이 받아들인 것으로 안다”며 “최근 독자브랜드(0914)를 론칭하며 한걸음 더 발돋움하려는 시몬느측도 외부자금에 대한 필요가 있었을 것 같다”고 말했다. 1987년 설립된 시몬느는 코치·마이클코어스·마크제이콥스 등의 글로벌 명품 브랜드의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업체에서 ODM업체로 성장했고 독자브랜드를 만들며 세계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지난해 6월기준 자산총계가 5635억원이고 지난 한해(2013년7월~2014년6월) 7854억원의 매출에 121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또한 이번 블랙스톤의 지분투자 실무를 시몬느의 100% 자회사인 시몬느인베스트먼트가 맡았던 것으로 알려져 중견기업의 투자사 활용 좋은 사례란 분석이 있다. IB 관계자는 “기업입장에서 회사 또는 오너와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 지분 매각이나 M&A 등의 업무를 내부에서 처리할 수 있지만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자회사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며 “이번 건의 경우 시몬느와 블랙스톤 양측이 외부 IB를 통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성사시켰다”고 말했다.
[강봉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