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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대입구역 '더 클래식 500' 전경. |
평범한 직장인의 연봉을 1년 사용료로 지불하면서 누가 이곳에 살지 의구심도 들지만 빈 방이 나오면 꼭 연락달라며 수천만 원의 계약금을 걸어놓은 대기자도 상당하다. 전직 사업가가 가장 많고 임대업자, 전문직 종사자, 은퇴한 장차관 등 고위 공무원도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적한 도심 외곽에서 깨끗한 공기를 마시며 조용히 살고 싶어 하던 은퇴자들이 다시 도심생활에 눈길을 돌리면서 도심 속 실버타운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교외보다 도심의 의료시설이 상대적으로 더 최첨단인 데다 자식들과 너무 멀지 않은 곳에 살면서 손자들 얼굴을 한 번이라도 더 보기 위해서다.
특히 쇼핑·스포츠 등 취미생활을 즐기고 동호회 등 모임활동에도 적극 참여하는 고령자들이 많아지면서 도심형 실버타운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다. 실버타운은 노인복지주택으로 주거기능 외에 의료·식사·커뮤니티시설 등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료 복합주거단지를 말한다.
지난달 30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영업 중인 노인주거복지시설(양로원 포함)은 서울 28곳, 경기 153곳, 인천 26곳에 달한다. 대표적인 도심형 실버타운은 서울 △광진구 '더 클래식 500' △중구 '서울시니어스타워' △종로구 '골든팰리스' △성북구 '노블레스타워' △경기 용인시 '삼성노블카운티' △성남시 '더헤리티지' 등이다.
최근 인기가 높아진 대부분의 도심형 실버타운은 대중교통시설이 편리한 서울 등 대도시에 위치한 데다 대형 병원 등과 연동해 늦은 밤 혹은 24시간 의료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게 특징이다.
더 클래식 500만 하더라도 실버타운 내부에 24시간 운영하는 메디컬센터가 있는 데다 긴급 상황이 발생 환자를 인근에 위치한 건국대병원 응급실로 바로 이송한다.
대부분의 도심형 실버타운은 냉장고, 텔레비전, 침대 등 가전제품과 가구 등이 갖춰져 몸만 들어오면 되는 빌트인 시스템인 데다 어르신 1~2명만 거주하기에 원룸 형태나 방 1개로 설계된 구조가 많다.
경제력 있는 은퇴자들이 실버타운의 타깃 고객층으로 과거에는 은퇴한 사업자·전문직 종사자가 주로 거주했으나 최근에는 연금수령자들도 많아지는 추세다. 삼성노블카운티 관계자는 "노후걱정이 별로 없는 연금 수혜자들이 실버타운으로 속속 입주하면서 중요한 고객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요즘 노인들은 젊은 사람들이랑 어울리면서 살고 싶어하는 데다 주거지를 도심에서 조금 벗어난 교외로만 옮겨도 가족들이 잘 안 찾아와 도심을 선호한다"며 "국내 노인인구가 점차 많아지면서 다양한 형태의 실버주택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신수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