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2만원선까지 내려앉은 현대차의 주가가 16만원선을 회복했다. 환율·신차효과·폭스바겐 리콜사태 등의 3중 호재가 현대차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하지만 현대차 노조가 4년 연속 파업에 돌입했다는 소식은 이번 반등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현대차의 주가는 지난 2012년 5월 2일 장중 최고가인 27만2500원을 기점으로 엔저현상에 따른 수출경쟁력 악화, 글로벌 판매 실적 둔화 등의 악재로 하락세를 지속했다.
특히 지난 7월에는 종가 기준으로 12만3500원까지 밀리면서 시총 2위 자리를 한국전력에 내주기도 했다.
하지만 현대차는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과 투싼TL·아반떼AD 등 신차 출시효과에 폭스바겐 리콜 사태까지 겹쳐지면서 반등 기회를 마련했다.
중국 인민은행이 지난달 세 차례에 걸쳐 위안화 가치를 4.65% 떨어뜨린 ‘위안화 쇼크’는 국내 증시에 막대한 충격을 줬지만 현대차에게는 호재로 작용했다. 위안화 가치가 떨어진 탓에 원·달러 환율이 급등했고, 대표적 환율 수혜주인 현대차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번 원화 가치 하락으로 그동안 부진했던 판매 실적이 올 3분기부터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현대차의 주가는 24일 현재 16만원선까지 올라왔다.
게다가 지난 3월에 출시한 투싼TL과 이달 출시된 아반떼AD 등도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풀이된다. 2016년형 아반떼인 AD모델의 경우 2주간의 사전예약 기간 동안에만 약 5000여대가 예약되면서 연내 판매 목표대수인 5만대를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회사 측은 전망했다.
다만 현대차 노조가 이달 23~25일 울산공장 등 전 사업장에서 부분파업에 들어갔기 때문에 신차 생산에 차질 우려가 이번 반사이익의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2일 현대차 노사는 임금과 단체협약 개정 협상을 위해 29차 교섭에 나섰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에 따라 파업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커져 23일 현대차는 전일 대비 7000원(4.27%) 급락한 15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대차는 이번 파업기간 동안 1만여대의 자동차를 생산하지 못해 2000억원 이상의 매출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 18일(현지시간)에는 독일 자동차 회사 폭스바겐의 대규모 리콜 사태가 발생했다. 폭스바겐이 미국 환경규제를 통과하기 위해 디젤 엔진 성능을 의도적으로 조작했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가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그 규모가 어느 정도가 될 것인지 의견이 분분하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입차 대비 열세였던 국내 브랜드 디젤 라인업의 선전이 기대된다”면서 “국내 판매비중이 높은 폭스바겐 티구안 신형 모델이 도입되는 시점에 이런 문제가 발생해 투싼TL의 시장점유율 확보가 보다 용이해질 것 같다”고 판단했다.
국내 수입차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폭스바겐의 리콜 사태는
반면 신정관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사태로 자동차 섹터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 악화가 나타났다”며 “이번 사태는 폭스바겐에 국한된 사건으로 보이고,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타 메이커로 확산될 가능성은 없거나 적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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