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현대차는 전날보다 5000원(3.14%) 상승한 16만4000원에, 기아차는 1600원(3.11%) 상승한 5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들 완성차에 부품을 공급하는 현대모비스는 5.06%, 이들 완성차와 부품을 전 세계로 실어 나르는 현대글로비스는 3.64% 올랐다.
달러당 원화값 약세로 국내 자동차주의 수출 환경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미국 내 폭스바겐의 대규모 리콜 명령 및 판매 중단 소식이 전해진 것이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최근 폭스바겐이 미국 자동차 배출가스 환경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눈속임했다며 50만대에 육박하는 디젤 차량에 대해 리콜 명령을 내렸고 이 회사는 해당 모델의 미국 내 판매를 중단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높은 디젤 엔진 기술력이 폭스바겐 브랜드 인지도의 근간인 만큼 이번 이슈로 브랜드 가치의 하락이 예상된다"며 "승용 부문에서 경쟁 중인 현대차와 기아차의 반사이익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현대차그룹이 미국 내 인센티브 지출을 확대하며 점유율을 수성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이번 리콜 영향에 따른 점유율 경쟁 완화의 수혜가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번 사건으로 현대·기아차가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점에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견이 없지만 그 정도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과거 도요타 대량 리콜 사건 덕분에 현대·기아차 시장점유율이 크게 올라갔던 일을 떠올리게 하는 사건"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경쟁사의 기세가 꺾이면서 현대·기아차의 상대적인 위상이 한 단계 올라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큰 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반론도 팽팽하다. 박영호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폭스바겐은 도요타만큼 미국 시장에서 한국차와 경합을 벌이는 제조사가 아니다"라며 "이번 리콜에
최중혁 신한금융투자 연구권은 "현대차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동기 대비 4% 늘어난 22조1237억원, 영업이익은 3% 늘어난 1조6984억원으로 예상된다"며 "6분기 만에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늘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