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 폭락사태 이후 유명 헤지펀드들이 실적부진에 허덕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혼란속의 사냥꾼’으로 비유되는 헤지펀드들은 변동성이 출렁이는 시장에서 높은 수익률을 챙길 것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인데, 결과는 반대로 나타난 것이다.
고액의 수수료를 지급했던 투자자들은 실망 속에 자금을 회수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미국 블룸버그는 유명 헤지펀드를 비롯한 업계 전체가 지난달 큰 손실을 기록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유명 헤지펀드 업체들일수록 손실이 더욱 큰 것으로 나타났다. 행동주의 투자의 대가로 불리는 데이비드 아인혼 그린라이트캐피털 CEO는 올 들어 14%, 지난 한 달 동안에만 5.5%의 손실을 입었다. 다니엘 로브 써드포인트 파트너 CEO 역시 올해 -5.6% 수익률을 기록했고,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펀드 창립자도 같은 기간 9.2% 손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레이 달리오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 CEO가 운영하는 매크로펀드(거시지표 변동에 맞춰 투자하는 펀드)는 지난달 6.9% 손실을 입었다.
헤지펀드 업계의 벤치마크인 HFRx 지수가 올해들어 1.42% 떨어지고 8월 중에는 하락폭이 2.2%로 확대됐지만, 유명 업체들의 손실률에 비해서는 양호한 것이 확인됐다.
그간 고객들은 투자자산의 2%에 달하는 수수료, 수익의 20%를 지급 등 값비싼 비용을 치러 헤지펀드를 이용해 왔다. 헤지펀드가 세밀한 분산투자를 통해 보다 높은 수익을 가져다 줄 것으로 믿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헤지펀드가 비싼 수수료 값을 못하는 것으로 드러나자 투자금을 거둬가는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미국의 최대 공적 연기금인 캘퍼스(California Public Employees′ Retirement System)는 이같은 이유로 헤지펀드에 투자
블룸버그는 “최근 헤지펀드 시장에 닥친 위기가 앞으로 심화될 수 있다”며 “고객들은 헤지펀드들이 투자할 가치가 있는지 확인하려 들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문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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