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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9월 4일(14:08)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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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BNK캐피탈 사태로 비우량 채권에 대한 시장 우려가 높아진 가운데 회사채 투자자들이 기업 실적에 기반한 옥석가리기에 나서 눈길을 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흥이 회사채 발행에 앞서 실시한 수요예측 결과 발행예정규모(총600억원) 2배가 넘는 투자 수요가 몰렸다.
경쟁률이 높아진 덕에 발행금리도 동일 신용등급(A-) 회사채에 비해 상당히 낮아졌다. 당초 예상보다 많은 회사채 주문 물량이 들어오자 서흥 측은 회사채 증액 여부도 검토하고 있다. 회사채 발행시장(DCM) 관계자는 "우수한 시장지위, 사업 안정성, 최근 영업실적 개선 추세 등 여러 긍정적 요소들이 부각되면서 투자 수요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 상반기 서흥은 매출1590억원에 영업이익 188억원을 달성하는 등 실적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서흥과 동일 신용등급인 한화갤러리아는 다음날 이루어진 수요예측에서 참패를 면치 못했다. 500억원 회사채 발행에 200억원의 미매각이 발생했다.
이경록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백화점 관련 리모델링과 부지 확보, 면세점 사업 진출 등으로 차입금이 증가하는 등 재무 부담에 대한 시장 우려가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지난 3일 실시된 GS글로벌(A-) 수요예측에서도 발행금액(600억원) 50% 해당하는 미매각이 발생했다.
같은 신용등급 회사채들이 이렇게 천차만별인 수요예측 결과표를 받아들게 된 것은 최근 투자자들이 기업 실적에 기반한 옥석가리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시장 전반의 신용리스크는 높아졌지만 요즘처럼 금리가 낮은 상황에서 무턱대고 비우량채 투자를 배제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라며 "신용등급은 다소 낮더라도 사업기반과 실적이 탄탄한 기업 회사채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살아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비우량 채권의 수요예측 결과는 더욱 차별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정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투자자들은 신용등급만 보고 매매하는 패턴을 보였으나 요즘 투자자들은 종목 선별에 더욱 공을 들이고 있다"며 "같은 등급 회사채라 하더라도 펀더멘털에 입각해 금리가 결정되는 경향이 강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혜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