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1위 유한양행이 연매출 178억원에 불과한 코스닥 상장사 바이오니아에 100억원을 투자해 2대주주로 올라섰다.
바이오니아는 유전자 시약 및 분자진단키트를 주력으로 하는 업체다. 앞서 지난 6월 유한양행과 면역함암제 공동개발을 위한 연구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바이오니아가 개발 중인 면역항암제는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지 않고, 면역세포의 활성화를 통해 암 세포를 직접 죽이도록 하는 새로운 기전의 항암제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관련 업계에서는 이번 지분 투자를 면역항암제와 분자진단 기술 개발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유한양행은 이미 유전체분석업체인 테라젠이텍스의 지분 9.01%를 보유한 최대주주인만큼 이번 바이오니아 투자를 통해 관련 시장 지배력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유한양행은 지난 2012년 당시 유상증자를 통해 테라젠이텍스에 200억원을 투자한 뒤 이후 유전체분석서비스 ‘헬로진’을 공동 판매하고 있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바이오니아는 유한양행을 대상으로 보통주 132만6260주를 발행하는 제 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조달 자금은 100억원 규모이며, 신주 상장 예정일은 오는 10월 8일이다.
바이오니아는 연구개발 중인 신약 부문을 중심으로 한 전략적 제휴의 필요가 높아지면서 유한양행을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바이오니아 측 관계자는 “면역항암제 공동 개발은 기존 협약대로 진행할 예정이며, 이번 지분 투자는 두 회사의 관계 강화의 일환으로 보면 될 것 같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유한양행 측은 현재로서 정확히 정해진 계획은 없으나 면역항암제와 유전체분석서비스 모두 향후 전개될 사업의 일부분이라고 밝혀 기대감을 높였다. 특히 제약업계에서 사상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달성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연구개발(R&D
유한양행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쉽게 성과가 나지는 않겠지만 면역항암제와 유전자분석서비스 모두 장기적인 시각으로 살펴보는 부분”이라며 “성장을 위한 다양한 방향성을 열어놓은 셈”이라고 말했다.
[매경닷컴 김잔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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