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8월 28일(10:15)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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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차년도 출자사업 설명회를 진행한 성장사다리펀드가 향후 행보를 놓고 기로에 섰다. 벤처생태계에 자본을 공급하는 마중물 역할을 지속하기 위해서라도 조속한 법인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성장사다리펀드는 유망 벤처·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2013년 8월 산업은행·기업은행 등이 1조8500억원을 출자해 만든 펀드다. 성장사다리펀드는 2차년도까지 총1조2000억원을 출자하고 은행과 연기금, 공제회 등에서 3조2000억원을 매칭해 4조4000억원 규모의 하위 펀드를 결성했다. 스타트업펀드, 창조경제혁신펀드 등 총48개 하위 펀드가 만들어진 상황이다. 이 펀드는 지난 7월말 기준으로 262개 기업에 총1조157억원의 투자를 집행했다. 투자기업의 92%는 중소기업이었고 이 중 설립 7년 이하 초기기업이 60.7%였다.
향후 1년간 성장사다리펀드는 1조6000억원 자금을 추가로 조성할 예정이다. 이 중 신규 창업자를 지원하는 팔로온펀드(2000억원 규모)에 1000억원을 투입한다. 팔로온펀드는 초기투자를 받은 기업 중 추가투자가 필요한 기업을 대상으로 후속투자를 진행하게 된다. 또 정부는 해외 기업이 국내 벤처기업과 1:1 매칭으로 조성하는 500억원 규모 펀드와 700억원 규모의 스타트업 펀드도 각각 만든다.
성장 단계에 돌입한 중소·중견기업에게 도움을 줄 펀드도 만든다. 우선 4500억원 규모의 M&A펀드와 해외 시장 진출 지원을 위한 펀드(3300억원 규모)를 조성할 계획이다. 또 우수한 기술력을 갖고 있음에도 실적이 부진한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기술기업투자펀드도 1000억원 규모로 신설한다.
우수한 기술력을 가지고 있지만 실적이 부진한 중소·중견기업에 대해 지원하기 위한 목적이다. 그 밖에 중간회수 시장에 자금을 공급하기 위한 세컨더리펀드(1500억원), 코넥스 활성화펀드(500억원), 재기지원펀드(2000억원) 등이 내년 상반기까지 조성된다.
자금에 목말라 있는 벤처업계에서는 성장사다리펀드의 지난 2년간의 역할에 대한 긍정 평가가 많다. 성장사다리펀드 사무국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일부 상품에서 성장사다리펀드가 민간자본보다 후순위출자라로 참여해 모험자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또 운용인력 중심의 평가시스템을 도입해 루키 운용사들의 진입문턱을 낮춘 것도 긍정적인 역할로 보고 있다. 그 외 위탁운용사(GP)의 의무출자금을 축소한 것도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성장사다리펀드는 정책금융공사가 KDB산업은행에 통합된 이후 위상이 다소 애매해졌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 산업은행이 대우증권과 함께 성장사다리펀드 운용자인 KDB자산운용도 매각을 추진하고 있어 매각 결과에 따라 성장사다리펀드의 존치 여부도 영향을 받게 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성장사다리펀드의 조속한 법인화를 거론하는 의견이 많다.
성장사다리펀드 관계자는 "연기금 등 벤처펀드 주요 출자자(LP)들은 성장사다리를 일회성 정책펀드로 인식해 출자에 소극적"이라며 "지속적인 펀드 성장을 위한조직 독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법인화 추진 작업은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일각에서는 연내 법인화 작업이 마무리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상당하다.
성장사다리펀드가 향후 법인화가 이뤄지면 현재 위탁 운용사 선정 시 거치게 되는 '투자자문위원회'가 투자의사 결정기구인 '투자운영위원회'로 개편된다. 또 간헐적으로 이뤄졌던 투자설명회 등을 분기별로 확대하고 정기적인 IR을 실시해 인지도를 높힐 예정이다.
[채종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