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수익률이 30%에 육박하는 '메리츠코리아펀드'가 1조원대를 넘어선 운용규모에도 중견·중소기업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고수하고 있다. 보유기업 상당수의 지분율이 1%를 초과하면서 이례적으로 운용보고서에 36개에 이르는 보유종목을 공개하기도 했다.
20일 메리츠자산운용이 '메리츠코리아펀드' 투자자들에게 보낸 운용보고서에 따르면 펀드에서 보유한 기업 중 27개의 지분율이 1%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종목별로는 나이스정보통신(1.66%) 삼천당제약(1.62%) 코스맥스(1.34%) 휴온스(1.32%) 등의 지분율이 높게 나타났다.
한꺼번에 36개 종목이 보고서에 공개된 것은 운용 업계에서도 보기 드문 일이다.
펀드는 분기별로 고지하는 운용보고서에서 펀드자산 상위 10개 종목, 자산총액의 5% 초과 보유종목, 발행주식 총수의 1% 초과 종목을 공개해야 한다. 대형 펀드에서 시가총액이 적은 종목을 많이 편입할 경우 지분율 1%를 넘기는 경우가 많아 운용전략이 쉽게 노출될 우려가 있다.
운용 업계에서는 펀드의 자산이 늘어날 경우 전략 노출을 피하기 위해 대형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자금이 급격히 늘어난 직후 수익률이 한풀 꺾이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른바 '공룡펀드의 저주'다.
하지만 메리츠코리아펀드는 운용 전략이 노출되더라도 포트폴리오를 유지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메리츠자산운용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운용상 어려움이 없고 펀드 규모 때문에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이유도 없다"며 "펀드 규모 때문에 어려움이 발생하면 소프트클로징(판매중단)을 감수하더라도 2호 펀드를 내놓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6월 출시된 '메리츠코리아스몰캡펀드'와 채권혼합형·퇴직연금펀드 등을 합치면 메리츠자산운용에 들어온 자금은 2조원을 넘어선다.
[석민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