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0곳에 조성중인 혁신도시들이 지방 부동산 시장에 ‘광풍’을 일으키고 있다. 한국감정원과 한국가스공사등이 옮겨간 ‘대구신서 혁신도시’ 아파트값이 3년전보다 30% 가까이 뛰는 등 혁신도시 후광 효과가 뚜렷하다.
13일 매일경제신문이 최근 3년간 전체 혁신도시의 아파트 가격 동향을 분석해본 결과 대구신서 혁신도시 일대가 포함된 대구 동구 아파트 매매값은 3년전보다 28.51% 상승해 전국 1위를 기록했다.
한국감정원, 한국산업단지공단, 한국정보화진흥원 등이 잇따라 둥지를 튼 이 곳은 지난 2007년 혁신도시 개발예정지구로 낙점된 후 첨단의료복합단지(경제자유구역)와 연구개발특구, 도시첨단산업단지 등으로 잇따라 중복지정됐다. 단순한 행정도시가 아니라 의료와 연구를 접목한 복합도시로 키우겠다는 의도다. 오는 10월에는 중앙교육연수원이 마지막 합류 예정이다.
김세기 한국감정원 주택통계부장은 “대구는 혁신도시 인근에 그간 제대로 된 주택 공급이 별로 없었다”며 “종사자들의 잇따른 이주와 향후 미래가치를 높게 본 투자수요까지 몰리면서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2012년 8월 2억3000만원에 팔렸던 대구 동구 율하휴먼시아9단지 전용면적 84㎡는 1년전 2억8500만원에서 최근에는 3억2900만원까지 뛰었다. 3년새 1억원 가까이 올랐다. 전세도 3년전보다 7000만원 올랐다.
대구에 이어 두 번째로 아파트 값이 많이 뛴 곳은 한국도로공사와 교통안전공단 등이 자리잡은 경북 김천 혁신도시다. 동김천IC개통으로 경부고속도로와 직접 연결돼 서울과 부산 등 주요 도시와의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주택 시장도 훈풍을 타고 있다. 이 지역 아파트 값은 3년전보다 23.7%, 작년보다는 4.6%씩 올랐다. 덕분에 경북지역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2012년 1억1189만원에서 지난해 말 1억3324만원을 거쳐 현재 1억4761만원까지 꾸준히 상승했다.
한국전력이 오는 2020년까지 첨단기업 500개와 에너지 전문인력 1000명이 근무하는 아시아 최대 에너지밸리로 육성하고 있는 광주 전남 혁신도시(13.39%), 신화역사공원 개발 등 다른 개발호재도 잇따른 제주서귀포 혁신도시(12.12%)가 그 뒤를 이었다.
대한지적공사 등이 이전한 전북 전주 완주 혁신도시는 유일하게 하락세였지만 올들어 가격이 회복되는 추세다.
분양시장에서도 혁신도시는 수도권 못잖은 ‘블루칩’으로 자리잡고 있다. 오는 9월 입주를 시작하는 울산 우정혁신도시KCC스위첸은 평균청약경쟁률이 90.3대1에 달했다. 전북 혁신도시에서는 지난해 분양한 전북혁신호반베르디움 C5·C6과 전북혁신중흥S-클래스는 14.6대1부터 최고 31.2대1의 경쟁률로 모든 주택형이 1순위에 마감됐다.
혁신도시 주택시장에 부는 훈풍과 함께 지역 땅값도 크게 뛰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올해 개별공시지가를 보면 제주(12.46%)와 울산(10.25%), 경북(8.05%)과 경남(7.91%)까지 상승률 상위권에는 세종시를 빼면 모두 혁신도시가 있는 곳이다.
이같은 혁신도시 효과는 남은 정부기관의 이주가 마무리되는 내년까지 꾸준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현재까지 총 110개 기관이 이전했는데 이는 이사계획이 잡힌 전체 기관 154곳 가운데 71%에 달한다. 함께 옮겨온 공무원들은 전체 9만명 중 3만2000여명이다. 아직도 이전을 앞둔 수요가 적지 않다는 뜻이다. 이에 맞춘 신규분양도 잇따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달중 나주에서 나주혁신EG더원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나주와 대구 등 주요 혁신도시에 공급되는 새 아파트는 전
김세기 부장은 “혁신도시 이전으로 아파트와 근린생활시설 등 각종 개발수요가 몰리면서 땅값과 아파트 몸값이 함께 뛰고, 이를 본 투자수요가 모여드는 선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며 “각종 기반시설이 자리를 잡고 다소 불편했던 정주여건도 개선된 만큼 혁신도시 효과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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