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노형동에 사는 A씨(60)는 최근 노형동의 15년 된 전용 84㎡ 아파트를 4억원에 팔고 인근의 작은 전셋집으로 거처를 옮겼다. 지난해 8월에는 2억6000만원 하던 물건이 1년 사이에 1억원이 넘게 뛰었기 때문이다. A씨는 "고급 차량을 끌고 다니는 중국인들이 부쩍 늘고 서울에서 온 사람들이 아파트를 사면서 가격이 몇억 원씩 뛰었다"며 "주민으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이상 과열 현상'"이라고 말했다.
제주도 아파트 가격이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08년 414만원이던 아파트 3.3㎡당 매매가는 2015년 605만원까지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각종 편의시설과 학군이 갖춰진 노형동을 중심으로 한 개별 단지의 가격 상승세는 통계에 잡히는 것보다 훨씬 가파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격 상승의 요인으로는 '공급 부족'이 꼽힌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제주시 아파트 분양물량은 2012년 1209가구가 공급된 후 지금까지 매해 100가구를 채 넘지 못했다. 보존지역이 많아 아파트를 지을 땅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반면 수요는 줄지 않고 있다. 2012년 3.3㎡당 900만원으로 고분양가 논란 속에 분양된 '노형2차 아이파크'도 매물을 찾기 힘들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외국인이 제주시 내륙 아파트를 매입해 게스트하우스로 운영하기까지 한다"고 말했다.
관심은 다음달 한화건설의 신규분양 단지에 집중되고 있다.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에 다음달 분양 예정인
고준석 신한은행 동부이촌동 지점장은 "제주도는 보존지역이 많아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곳이 적다 보니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지역"이라며 "신규분양에 대한 관심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제주 = 이승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