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조 말·싱 고속鐵 수주 총력전

올해 말 경제공동체(AEC) 출범을 앞둔 아세안 지역 인프라스트럭처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이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싱가포르를 방문한다. 표면적으로는 싱가포르 건국 50주년 기념행사 참석을 위한 방문이지만 120억달러 규모 말레이시아~싱가포르 고속철도 사업 수주 지원을 위한 '세일즈 외교' 일환이다. 막대한 원조자금을 동원하는 중국과 이미 컨소시엄을 구성해 앞서 뛰고 있는 일본을 누르고 철도시설공단 등이 참여하는 한국 컨소시엄이 사업권을 따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유 장관은 9일 싱가포르에서 개최되는 건국 50주년 행사에 박근혜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참석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유 장관은 말레이시아~싱가포르 고속철 사업과 관련해 한국 철도 경쟁력을 홍보하고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수주 의지를 전달할 계획"이라며 "중국·일본·유럽 등과 수주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고위급 면담이 프로젝트 수주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말~싱 고속철'은 아세안 연결성 강화 핵심 인프라 사업이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와 싱가포르 330㎞ 구간을 고속철도로 연결하는 메가 프로젝트로 총사업비는 120억달러(약 13조2000억원)에 이른다. 철도시설공단에 따르면 말~싱 고속철 사업을 수주할 경우 3만5000명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국내총생산(GDP)은 0.46% 상승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규모는 물론 상징성이 큰 사업인 만큼 중국 일본 프랑스 독일 등 고속철도 경험이 풍부한 국가들이 치열한 수주경쟁을 벌이고 있다.
여형구 국토부 2차관은 "중국과 일본보다 늦게 프로젝트 수주에 뛰어들었지만 기술이전, 역세권 개발 경험 전수 등 우리 정부 제안에 대한 현지 호응도가 높다"며 "해외 진출 시금석이 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컨소시엄은 이달 말께 구성될 예정이며 발주 일정은 당초 올해 말에서 내년으로 늦춰질 전망이다.
[문지웅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