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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기관투자가인 국민연금이 내년부터 헤지펀드 투자 개시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한국형 헤지펀드에는 긍정적 기대 요인으로 분석된다.
26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한국형 헤지펀드 34개의 합계 설정액은 3조459억원으로 지난해 말 2조4944억원 대비 5515억원(22.1%) 증가했다. 한국형 헤지펀드가 2011년 12월 처음 도입된 이래 연평균 약 8000억원씩 꾸준히 설정액이 늘고 있다. 올해도 현 추세대로라면 연간 투자금액이 9000억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34개 헤지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8.9%로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 7.8%와 비교했을 때 1%포인트가량 높다. 코스닥시장이 연초 이후 40% 이상 상승한 것과 견주면 높다고 할 수는 없으나 헤지펀드라는 상품 자체가 고수익보다는 위험을 회피하는 전략으로 중위험·중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이란 관점에서는 인정할 만한 성과라는 평가다.
'삼성H클럽에쿼티헤지' '미래에셋스마트Q오퍼튜너티' '하이힘센' '안다크루즈' 등 헤지펀드는 설정 이후 안정적인 성과를 유지하면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자산운용 업계에서는 다음달 3일 한국거래소의 코스닥 개별주식 선물 상장을 매우 반기고 있다. 셀트리온 다음카카오 CJE&M 파라다이스 원익IPS 웹젠 씨젠 서울반도체 포스코ICT 와이지엔터 등 10개 종목 선물이 상장될 예정이다. 한국형 헤지펀드의 70% 이상이 롱숏 전략을 주로 활용하는데 그동안 코스닥의 경우 지수 ·개별주식 선물이 없어 코스피200 선물을 매도하거나 유가·코스닥 종목을 평균 연 5% 정도의 높은 비용으로 빌려(대차) 공매도를 해야 했다.
김영진 하이자산운용 헤지펀드팀장은 "기존에는 하락 리스크를 헤지하기 위해 코스닥의 경우 종목당 연 5~10%에 달하는 높은 비용을 내고 공매도를 해야 했는데 개별종목 선물이 도입되면 거래수수료만 내고 선물 매도를 통해 쉽게 헤지가 가능하다"며 "코스닥에 투자하는 헤지펀드 입장에서는 상당히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오는 10월 시행 예정인 사모펀드 활성화 관련 개정 자본시장법도 한국형 헤지펀드가 비상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23일 밝힌 관련 시행령에서는 헤지펀드 최소 가입 기준을 기존 5억원 이상에서 1억원 이상(레버리지 200% 이내인 펀드) 내지 3억원 이상(레버리지 200% 초과 펀드)으로 완화했다. 또 헤지펀드(전문투자형 사모펀드) 운용사 설립도 기존 자기자본 60억원 이상 허가제에서 자기자본 20억원 이상 등록제로 전환했다.
헤지펀드 시장 진입 문턱이 한층 낮아지면서 기존 브레인자산운용 안다자산운용 쿼드자산운용에 이은 투자자문사의 헤지펀드 운용사 전환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로쓰힐투자자문 라임투자자문 한가람투자자문 등 자문사들이 헤지펀드 운용사 전환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대신자산운용 헤지펀드그룹장 출신인 김현섭 매니저 등도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형 헤지펀드에 투자하는 기관투자가도 늘어나고 있다. 교직원공제회·행정공제회·군인공제회 등이 한국형 헤지펀드에 활발히 투자하고 있고, 신협중앙회도 연내 1000억원가량을 한국형 헤지펀드에 투자하기 위해 절차를 진행 중이다.
운용자산이 500조원에 육박하
[최재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