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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7월 22일(06:01)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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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건스탠리가 한차례 무산된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을 되살려 내는 '전문 치료' 하우스로 부각되고 있다.
블록딜은 지분이 대량으로 매물화되는만큼 실패 후 재성공이 어렵다는 점에서 모건스탠리의 블록딜 수행능력이 돋보인다는 평가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15일 장마감 이후 한진 보유 대한항공 지분 7.95%(579만2627주) 블록딜을 단독으로 맡아 전량 매각에 성공했다. 같은달 8일 장마감 이후 추진되던 블록딜이 실패로 돌아간 뒤 불과 일주일만에 재추진에 나서 성공한 것이다.
대한항공의 지난달 일평균 거래량은 불과 58만408주에 불과하다. 이를 감안할 때 10거래일 거래량에 해당하는 대규모 물량 매각에 성공한 것이다.
특히 대한항공의 대규모 매물이 예견됐다는 측면에서 모건스탠리의 활약이 눈에 띈다. 한진그룹은 지난 2013년 8월 지주사체제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한진 보유 대한항공 지분 매각 기한은 이번달말까지다. 공정거래법은 지주사 자회사간 상호 지분 보유를 금지하고 있으며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 2년 내에 이를 해소하도록 하고 있다. 시한이 정해져있다는 점에서 패가 시장에 노출된 셈이다. 여기에 최초 블록딜 실패로 투자자들은 대한항공 잠재 매물 따른 주가하락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아울러 시장 상황도 녹록치 않았다. 처음 블록딜이 추진된 8일은 상하이증시가 5.90%나 급락하며 글로벌 증시 여건이 좋지 않았다. 모건스탠리를 통해 블록딜이 재추진된 15일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이날 회복기미를 보이던 상하이증시가 3.03%나 급락한 것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블록딜 관련 수요가 부족할 경우 잔여 지분을 전액 인수하는 조건인 백스톱(Back Stop) 조항을 내거는 승부수를 띄우며 투자자 설득 작업에 나서 이를 성사시켰다.
모건스탠리는 이전에도 '부러졌던' 블록딜을 되살려 성사시킨 경험이 있다. 지난 2012년 9월 재무구조 개선에 나선 SK텔레콤은 보유 포스코 지분 1.4% 블록딜을 시도했다. 그러나 당시 유럽재정위기 끝자락 속 스페인 금융위기 가능성이 부각되며 글로벌 증시가 급락한 여파로 무산됐다. 모건스탠리는 무산 이후 불과 2주뒤 블록딜을 다시 추진해 이를 성사시키는 저력을 과시했다.
이밖에 지난해 4월 추진된 외환은행 보유 하나금융지주 지분 1.5% 블록딜도 비슷한 사례다. 지난해 3월 5일 장마감 이후 추진된 하나금융 블록딜은 수요 부족으로 무산됐다. 그러나 당분간 매각 작업을 중단할 것이라는 시장 예상을 깨고 다음날인 6일 장마감 이후 해당 블록딜을 바로 재추진해 성사시키는 저력을 보여줬다.
[한우람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