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람코자산운용이 3000억원 규모의 해외 부동산펀드 조성에 나서는 등 연기금·보험회사를 비롯한 국내 기관투자가의 해외 부동산 투자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초저금리로 주식·채권 등 전통적인 자산운용 방식으로는 목표수익률을 달성하기가 어려워지면서 해외 부동산 투자로 대안을 마련하려는 포석이다.
22일 부동산·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코람코자산운용은 미국 아시아 유럽 등 3개 지역 우량 부동산에 투자하는 3000억원 규모의 블라인드 펀드(투자 대상을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펀드를 만든 후 투자 대상을 정하는 방식)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코람코자산운용이 해외 부동산 투자 전용 블라인드 펀드를 조성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1차 펀드 모집금액은 3000억원이지만 현지 담보대출을 통한 자금 조달을 감안하면 6000억원 이상 투자가 가능하다.
코람코자산운용은 국내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3000억원 자금을 모은 후 글로벌 부동산 자산운용사 콜로니 캐피털, 거 캐피털, 스타우드 캐피털과 공동으로 오피스, 리테일, 물류창고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이들 투자사는 미국 아시아 유럽 지역을 맡아 풍부한 네트워크 등을 활용해 투자 대상을 물색하고 투자 이후 자산관리를 맡는다. 코람코자산운용은 펀드 조성과 동시에 미국이나 호주 부동산에 투자할 예정이다.
앞서 삼성SRA자산운용도 삼성생명·화재·증권 등 삼성 금융 계열사와 공동으로 5000억원 규모의 해외 부동산 블라인드 펀드를 조성했다. 호주 시드니 포시즌호텔(2013년), 미국 워싱턴DC 오피스빌딩 1801K스트리트빌딩(2014년), 하와이 페어몬트오키드호텔(2015년) 등 해외 부동산 투자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미래에셋자산운용도 해외 부동산
실제로 국내 연기금 등 큰손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는 증가 추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해외 부동산 투자 사모펀드 설정액은 2010년까지만 해도 1조7990억원에 그쳤으나 현재 지난달 말 기준 9조1121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수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