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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료 업종지수는 이 기간 2.7% 올라 같은 시기 코스피 상승률인 0.1%를 웃돌았다. 이처럼 최근 음식료주가 동반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신고가 종목을 살펴보면 주가 상승 원인을 크게 △지주사 △저도주 △가정간편식(HMR·Home Meal Replacement) 세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지난달 말 시카고상품선물거래소(CBOT)에서 곡물지수가 6.5% 치솟는 등 곡물가가 비싸지면서 이달 초 음식료주가 함께 출렁였으나 세 가지 테마에 부합하는 업체들 위주로 주가가 빠른 속도로 정상화되면서 전고점을 속속 뛰어넘고 있다.
먼저 음식료 알짜 자회사를 보유한 '지주사'가 각광받고 있다. 지난해 말 15만6000원이었던 CJ그룹의 지주사 CJ 주가는 지난 17일 신고가 31만원까지 비상해 연초 이후 2배(98.7%) 가까이 상승했다. CJ는 CJ제일제당뿐만 아니라 CJ푸드빌·CJ프레시웨이·CJ올리브네트웍스 등 식품 관련 계열사를 많이 거느리고 있다. 이달 들어 지난 9일까지 곡물가 급등에 따른 사료값 부담에 주가가 10.1% 떨어졌지만 이후 다시 16.5% 솟구치면서 4.7%가량 오른 상태다.
사조대림·사조오양·사조씨푸드 등 자회사를 보유해 지주사 역할을 하는 사조산업 역시 주가가 지난달 말 8만8500원에서 지난 16일 신고가 11만9000원까지 34.5% 올랐다. 사조그룹은 축산업·식용유 사업보다는 수산업 계열사가 주력이라 곡물가 상승 여파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오히려 참치값 상승의 수혜가 더 뚜렷하다는 평가다.
최근 52주 신고가를 경신한 다른 지주사로는 하이트진로홀딩스(15일) 삼양홀딩스(9일) 이지바이오(7일) 등이 있다. 엘니뇨 등 기상 악화에 따른 음식료주 주가 변동성이 염려될 때 지주사가 상대적으로 안전한 투자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음식료 지주회사는 자회사보다 실적 변동성이 낮아 원재료 수급에 따라 투자 심리가 흔들리더라도 영향을 덜 받는다"며 "배당 측면에서도 자회사와 비교했을 때 배당수익률이 더 높다"고 설명했다.
하이트진로홀딩스가 이달 36.0% 급등하는 등 강세를 보이는 까닭은 꼭 지주사여서만은 아니다. 자회사 하이트진로가 국내 소주 1위 업체로서 '저도주' 시장 성장의 수혜를 누리고 있다는 점이 투자 매력으로 꼽힌다. 과일소주 '자몽에이슬'이 인기몰이를 하면서 저도주 열풍을 타고 빠르게 시장점유율을 확대해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초만 해도 지지부진하던 하이트진로홀딩스 주가는 9일 바닥(1만3800원)을 찍은 뒤 지난 15일 신고가 1만9450원으로 직행했다. 하이트진로뿐만 아니라 무학, 보해양조 등 저도주 시장을 장악한 업체들이 연일 신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는 점도 인기를 가늠하게 한다. 무학은 '좋은데이 컬러' 시리즈로, 보해양조는 '잎새주 부라더'로 저도주 시장을 선도하면서 각각 15일과 17일 신고가를 찍었다.
마지막으로 최근 신고가 행렬에 동참한 동원F&B 오뚜기 농심 신세계푸드 등도 공통점이 있다. 바로 집에서 간단하게 해 먹을 수 있는 가정간편식 제품을 만들거나 판매·유통하는 업체라는 점이다.
동원참치와 햄 등을 만드는 동원F&B 주가는 17일 장중 신고가인 51만5000원까지 올라 이달 들어서만 36.2% 급등했으며, 농심 주가 역시 이날 32만1000원을 기록해 이달 10.5%의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최근 1인 가구와
한슬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먹방(먹는 방송)·쿡방(요리하는 방송)' 등이 인기를 얻으면서 건강한 먹거리와 프리미엄 식자재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김윤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