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시장에 충격을 줬던 그리스와 중국 사태가 안정을 찾으면서 외국인 자금이 '유턴'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위험자산 회피 심리 때문에 이탈했던 자금이 아시아 신흥국 전반으로 돌아오는 모양새라 향후 추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7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7월 13~16일 외국인 투자자는 3881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특히 지난 15일과 16일엔 이틀 연속 2000억원가량을 매수하며 증시 상승세를 이끌었다.
이 같은 추세는 그리스와 중국발 불안감이 극심했던 7월 둘째주와 다른 양상이다. 이달 6일부터 10일까지 외국인은 5일 연속 주식을 팔아치우며 1조2056억원의 자금을 뺀 바 있다. 당시 코스피지수는 2100선에서 2000선 아래까지 미끄러지며 높은 변동성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매도가 마무리되고 있다고 기대했다. 위험자산 회피로 이탈했던 외국인 자금이 아시아 신흥국으로 돌아오는 상황인 만큼 대세 전환을 노릴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이달 13~16일 대만(1100만달러) 인도(2억1500만달러) 등 아시아 증시엔 외국인 자금이 들어왔다.
김승현 대신증권 글로벌마켓실장은 "7월 초 외국인의 강한 순매도는 신흥국 전반에 일어났던 현상이라 우리나라도 예외가 될 수 없었다"며 "하지만 그리스와 중국 사태가 안정을 찾으면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투자 업계는 불안감을 완전히 버리지 않은 모습이다. 중국과 그리스 모두 앞으로의 추이에 따라 상황이 돌변할 위험이 있기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채권단과 그리스 간의 협상이 타결되고, 유동성 공급을 통한 금융시장 개입으로 시장 혼란을 막겠다는 중국 금융당국 계산이 일단 먹히고 있다"면서도 "언제라도 상황이 바뀔 수 있는 사안인 만큼 위험 요소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말하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해석했다.
[손동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