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그리스 사태 충격에서 벗어나지고 못하고 이틀째 떨어졌다. 코스피는 7일 전날 대비 13.64포인트(0.66%) 내린 2040.29에 마감했다. 전날 2.40% 폭락한데 이어 이틀째 반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코스닥 시장은 패닉 상태에 빠졌다. 코스닥은 이날 전날대비 무려 22.37포인트(2.97%) 내린 729.64에 종료됐다.전날에도 2.24% 폭락한데 이어 이날은 하락폭이 더 컸다.
그리스 국민투표가 부결된 이후 코스피는 이틀간 3.06%나 빠졌으며 코스닥은 무려 5.21% 폭락했다.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은 장 개시와 함께 상승 출발해 그리스 사태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맞아떨어지는 듯했다. 그러나 한시간도 채 되지 않아 3%씩 급락하는 등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였다.
외국인과 기관의 투매가 일어나는 가운데 그동안 고평가 속에 주가 상승을 주도해 온 업종이 직격탄을 맞았다. 코스피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이 10.07% 하락했고 아모레G(-13.49%),한국콜마홀딩스(-11.68%), 한국콜마(-11.01%), LG생활건강(-3.66%), 한국화장품(-6.25%) 등 화장품주 몰락이 두드러졌다. 코스닥은 제약·바이오주의 하락 폭이 특히 컸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그동안 쉬지 않고 상승세를 탔던 고평가 종목의 하락폭이 컸다”며 “부담이 큰 상황에서 중국 시장이 급락하고 그렉시트 우려가 높아진 것이 하락의 빌미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리스 사태로 글로벌 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그간 성장성에 대한 높은 프리미엄을 받아왔던 업종을 중심으로 조정에 들어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따라 성장주로 각광받던 화장품주, 제약·바이오주 등에 대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다는 것.
이날 삼성전자가 시장 전망치에 다소 미치지 못한 6조 9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발표하면서 불안한 2분기 어닝 시즌을 맞이한 것도 증시에 부담을 줬다는 평가다. 현대차, 포스코 등 나머지 주요 기업의 2분기 실적 추정치가 과도하게 높아 향후 어닝 쇼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리스 사태, 중국 증시 급등락, 불투명한 국내 기업 2분기 실적 등이 투자자에게 예측하기 힘든 상황으로 몰고 가고 있는 셈이다.
안병국 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그리스 문제는 당분간 긍정적 영향을 주기는 어려운 시간 싸움이 될 것”이라며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실적이 기대치보다 낮을 경우 투자 심리가 더 악화될 수 있다”고 염려했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그리스발 충격은 다른 국가로 전이되지 않을 단기적 영향에 그칠 것”이라고 진단하고 “오히려 중국 증시 급등락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기피심리와 하반기 기업 실적이 시장에 더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스 사태 이후 순매도로 돌아선 외국인 투자자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 2일 1127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지만 3일부터 자금을 급격히 빼내고 있다. 이날도 1100억원이 넘게 순매도하면서 3거래일간 4000억원 넘는 주식을 팔아치웠다. 지난 3일부터 코스피 지수 하락이 시작됐는데 이 시기는 외국인 순매도 시기와 일치하고 있다.
그리스 사태로 인해 위험자산 기피 심리가 확대되고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에서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다는 염려가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유럽계 자금의 유동성이 위축되고 위험 자산에 대한 기피 심리가 확산되면서 외국인 자금이 국내 증시에서 본격적으로 빠져나간다면 충격이 더 커질 수도 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과거 2009년, 2011년 유럽 금융위기때와 비교하면 이번 그리스 문제로 외국인 매도 압력이 높아질 경우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간단위로 3700억~5600억원 가량의 순매도가 예상된다”고 추정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영국을 비롯
이런 가운데 한국거래소는 증시가 그리스 사태와 중국 증시 폭락 등으로 크게 출렁이자 올해 들어 처음으로 이날 ‘비상 시장점검회의’를 열기도 했다.
[전병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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