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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종룡 금융위원장(왼쪽)과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이 만나 ‘금융개혁을 위해 양 기관이 서로 힘을 합치겠다’면서 결의를 다지고 있다. |
◆ 임 위원장의 ‘절절포 리더십’…현장 방문만 37회, 700여명 만나
임 위원장은 취임 전 농협금융그룹(지주) 회장 자격으로 참석한 ‘2015 범금융 대토론회’에서 “규제 완화는 절대로 절대로 포기하면 안된다”며 ‘절절포’를 강조해 화제가 됐다. 그리고 보름 만에 금융위원장 자리에 깜짝 발탁된다. 금융당국을 향해 ‘절절포’를 주문했던 당사자가 금융당국의 수장 자리에 오른 것이다.
임 위원장의 ‘절절포’ 리더십은 금융 현장은 발로 뛰는 데서 시작했다. 임 위원장 본인이 민간 금융그룹 회장 시절 규제의 갑갑함을 몸소 느꼈기 때문에 현장의 목소리가 제일 중요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았다.
임 위원장은 현장점검반을 신설해 금융위, 금감원 직원들을 직접 금융회사로 파견해 애로사항을 듣게 하는 한편 본인 스스로도 매주 금요일에 열리는 ‘금요회’와 현안이 있을 때마다 열리는 각종 간담회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들었다.
임 위원장이 금융개혁을 추진한 지난 100일여 동안 직접 현장에 나간 횟수만 총 37회며, 만난 사람은 700여명에 달한다. 일주일에 3번 이상은 현장에 직접 나갔다는 얘기다. 임 위원장이 농협금융그룹 회장 임기 20개월 동안 현장방문을 45회 나갔음을 감안하면 금융위원장이 된 후 거의 현장에서 살았다고 볼 수 있다.
현장에서 나온 건의사항은 무조건 ‘2주 안에 회신하라’는 새로운 원칙을 만든 것도 임 위원장이다. 그는 “금융사의 건의사항에 신속, 정확하고, 성의있게 대답하라”며 “특히 금융회사들의 경영 애로가 없도록 원칙적으로 2주 안에 회신하라”고 주문했다.
임 위원장의 발로 뛰는 행보를 두고 금융시장에서는 역시 ‘똑부’는 다르다는 평가다. 관료 시절부터 ‘똑똑하고 부지런한 사람’이라는 의미에서 ‘똑부’라는 별명을 얻었던 임 위원장이 본인의 신념에 현장의 목소리까지 더해 잡음없이 정책 과제를 추진해나가고 있다는 평이다.
임 위원장은 지난 100일간의 바쁜 여정으로 “규제 완화를 절대로 절대로 포기하지 않겠다”는 본인의 의지를 금융시장에 실천으로 보여줬다.
앞으로 관건은 절절포 리더십이 실질적인 성과로 어떻게 이어지느냐다. 올해 하반기 자본시장 구조개혁, 가계부채 문제,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우리은행 민영화와 같은 굵직한 해결 과제가 산적해있다. 내년 총선과 내후년 대선을 앞두고 올해 하반기부터 정부가 추진한 금융 정책들이 정치적 영향을 받아 동력을 잃거나 왜곡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른 임 위원장의 ‘절절포 리더십’이 만들어낼 금융개혁의 완성본은 어떤 모습일지 관심이 쏠린다.
◆ 칼 함부로 뽑지 않는 진웅섭 금감원장의 ‘백조 리더십’…자율 중시하지만 중대 위규는 ‘일벌백계’
진 원장이 취임할 당시 금융감독원은 수세에 몰려 있었다. 금감원의 금융회사에 대한 지나친 간섭이 금융사들의 보신주의를 초래한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카드 정보유출을 포함한 금융사고들이 유독 많이 터지면서 금융시장을 통제하려는 금감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던 데 대한 반작용이었다. 진 원장은 전임 원장의 강경한 기조와 단호히 선을 긋는 데서 본인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진 원장은 “호수 위의 백조는 바깥에서 보기에는 차분해 보이지만 물 속에서는 물갈퀴를 치열하게 움직이고 있다”며 “백조처럼 금감원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진 원장은 본인도 이같은 ‘백조 리더십’을 실천하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부드럽지만 내부적으로는 금융시장 동향을 세밀하게 검토하면서 언제 나서야할지를 전략적으로 판단한다는 지략가의 모습이다.
진 원장은 취임하자마자 검사·감독 혁신 방향을 발표하면서 금감원이 먼저 쇄신하겠다고 밝혔다.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을 훈계하고 개입하는 ‘담임 선생님’ 같은 역할을 벗어나 시장 자율과 창의성을 존중하는 한편 시장 질서를 어길 때 일벌 백계하는 ‘코치’의 역할을 하겠다는 얘기였다. 형식적인 종합검사, 부문검사를 최대한 줄이고 금융회사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컨설팅 검사를 하겠다고 했다. 감독방향의 일대 전환을 선언한 것이다.
금융위원장의 금융개혁 기조에 발맞춰 금리, 수수료와 같은 시장 가격에 개입하지 않겠다고도 선언했다. 백조 같은 진 원장의 ‘부드러운 카리스마’는 현재까지 금융시장에 별 무리없이 통하고 있다. 올해들어 대형 금융사고는 아직 나오고 있지 않는게 그 방증이다.
하지만 아직도 현장에서는 금융당국 실무진들의 구두 지도와 같은 불필요한 그림자 규제가 많다는 금융회사 직원들의 민원이 많다. 반면에 금감원 검사역들은 금융회사들의 기강이 약해졌다며 불만이다.
관건은 앞으로 금융회사들이 금감원이 개입하지 않아도 알아서 내부 통제를 잘하도록 자율 책임 문화를 정립하는 일이다. 금감원은 내년 종합검사 폐지를 앞두고 주요 시중은행 17곳에 대한 내부통제 시스템 일제 검
금융사고는 소비자 보호와 직결되는 문제기 때문에 더욱 민감하다. 그동안 자세를 최대한 낮춰온 ‘백조’ 금융감독원이 금융 소비자보호를 위해 제대로 된 칼을 언제 어떻게 휘두를 지 지켜볼 일이다.
[배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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