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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는 "이번 합병비율은 삼성물산 주식가치를 과소평가하고, 제일모직 주식가치를 과대평가하는 수준"이라며 "합병비율을 시장가격에 기초해 산정하는 한국 현행법상 문제는 없지만 합병 결정 시점을 문제삼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현행 합병비율 0.35(삼성물산)대1(제일모직)이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불리하다는 설명이다. ISS는"적정 합병비율은 0.95(삼성물산)대1(제일모직)"이라며 "이는 제일모직 주가가 합병 발표 직전 순자산가치 대비 41.4% 할증돼 거래되고, 삼성물산은 49.8% 할인된 채 거래되고 있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을 모두 분석하는 증권사 목표주가 중간값을 기준으로 산정한 적정 합병비율도 0.78대1"이라고 덧붙였다.
ISS는 KCC에 대한 자사주 매각을 승인한 이사회의 무능도 지적했다. ISS는 "합병 결정보다 자사주 5.8%를 KCC에 매각하는 안을 승인한 이사회가 문제"라며 "밸류에이션의 불공정성을 의심하는 시장 우려를 불식시키는 대신 우호지분 확보를 통해 표 대결로 무마하고 합병을 강행하려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사회가 합병의 비용과 결과를 제대로 검증하는 대신 주주들의 희생을 대가로 합병 통과를 위한 우호지분 확보에 주력했다는 것.
ISS는 경영진이 제시한 합병 이후 시너지나 매출액 목표도 지나치게 낙관적이며 근거가 빈약하다고 설명했다. ISS는 "가령 제일모직 현재 연간 매출이 1조8000억원 수준인데 패션사업부에서 어떻게 2조원 매출이 가능하다는 것인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향후 청사진도 제일모직 상장시에 처음 거론됐던 성장 프로파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ISS는 마지막으로 "이와 같은 합병안에 찬성표를 행사하는 것은 영구적으로 삼성물산 가치 저평가를 낳고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삼성물산 측은 ISS의 결정을 즉각 반박했다. ISS 보고서가 삼성물산을 둘러싼 경영환경이나 합병의 당위성과 기대효과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삼성물산의 주요 사업부인 건설사업은 수요 부진 등으로 불황을 겪고 있는데 이 같은 사실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번 ISS 보고서는 엘리엇과 같은 해외 헤지펀드가 이번 합병을 통해 노리는 숨겨진 의도를 제대로 읽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삼성물산은 이번 합병작업이 정당하고 적법한 절차에 따라 추진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그 증거로 지난 1일 엘리엇이 제기한 가처분 소송에서 법원이 삼성 측의 손을 들어준 것을 들었다. 이번 합병은 외부전문기관의 세밀한 실사와 객관적인 평가를 바탕으로 시너지와 신성장동력을 통한 지속적인 성장과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해 추진되고 있다는 것이 삼성 측 설명이다. 이번 합병이 기업과 주주에게 모두 이롭고 궁극적으로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한 최선의 방법이란 얘기다.
삼성그룹 고위 관계자는 "ISS도 두 회사 합병
[김대영 기자 / 김윤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