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연계증권(ELS)이 올해 상반기에만 50조원 가까이 발행되면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금융당국이 과도한 ELS로의 자금 쏠림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해 경고음을 울리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1%대 저금리를 맞아 연 5%대 수익 추구가 가능한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서 지수형 ELS를 대체할 만한 상품이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최근 그리스 구제금융협상 불발로 글로벌 증시가 출렁이면서 지수형 ELS의 원금손실 가능성에 대한 염려가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지수형 ELS의 주요 기초자산인 유럽이나 홍콩H 지수가 최근 3년 이내 고점 대비 10% 가량 하락한 수준에 불과해 아직은 원금손실을 걱정할 단계는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당국 염려 불구 돈 몰리는 ELS
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ELS 신규 발행액은 47조6149억원으로 지난해(71조7968억원)에 이어 연간 발행액 기준으로 사상 두번째로 많았다. 불과 6개월 만에 2012년의 47조5478억원, 2013년의 45조6892억원 등 연간 발행규모를 넘어선 것이다.
특히 금융당국이 내년부터 신 영업용순자본비율(NCR) 규제와 함께 레버리지 비율(자기자본 대비 총자산) 규제 시행을 앞두고 ELS 발행에 사실상 제동이 걸린 상황에서도 ELS 발행이 꾸준히 늘어나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지난 6월의 월간 발행액은 8조3939억원으로 전년동월(4조1744억원) 대비 2배 이상 늘어났다.
올해 발행된 ELS의 거의 대부분(98.7%)은 지수형 ELS였다. 종목형 및 혼합형(지수·종목) ELS의 비중은 1.3%에 불과했다. 종목형 ELS의 원금손실이 이어지면서 투자자 수요가 지수형 상품으로 쏠렸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ELS 유형별 평균 상환수익률은 지수형이 5.8%, 종목형은 -5.6%였다. 지수형의 경우 매월 꾸준히 5~6%대의 안정적 성과를 내고 있지만 종목형의 경우 5월을 제외하곤 월평균 상환 수익률이 계속 마이너스였다.
또 하나 주목할 만한 점은 원금비보장 ELS의 비중 증가다. 올해 6월 원금비보장 ELS의 발행 비중은 83%로 지난해 6월의 73%에 비해 10%포인트 늘었다. 최근 1년 사이 기준금리가 4차례에 걸쳐 1%포인트나 내려가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노릴 수 있는 원금비보장형 ELS로 투자자들이 더 몰린 것이다.
◆그리스 사태, 지수형ELS 영향은
시장 일각에서는 최근 그리스발 악재로 글로벌 증시가 흔들리면서 지수형 ELS의 원금손실 가능성에 대한 염려가 제기되고 있다.
매일경제가 지수형 ELS의 기초자산으로 가장 많이 활용되는 4개 지수의 최근 3년내 고점 대비 지난 6월 말 등락율을 분석한 결과 △홍콩H(HSCEI)는 12.3% △유로스톡스50(EuroStoxx50)은 10.6% △S&P500은 2.8% △코스피200은 6.7% 각각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ELS는 발행 시점의 기초자산 가격 대비 50~60% 수준 밑으로만 하락하지 않으면 약속된 수익률을 지급받을 수 있다. 각 지수의 최고점에서 발행된 ELS에 가입했다고 하더라도 현재 하락폭은 5~10% 안팎으로 손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단기간 20% 이상 폭락한 중국본토 증시의 경우 ELS의 기초자산이 상하이종합지수가 아닌 홍콩에 상장된 중국기업지수인 HSCEI”라며 “현재 상황에서는 원금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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