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대 중·후반께 모든 공사가 완료되면 지하에 거대한 쇼핑몰은 물론 최대 8개 철도노선을 갈아탈 수 있는 복합환승센터가 들어서게 된다. '코엑스~잠실운동장 일대 국제교류복합지구 조성계획'까지 추진되고 있어 향후 삼성역 일대는 마이스(MICE) 산업은 물론 세계적인 관광·비즈니스 허브가 될 전망이다.
22일 서울시와 강남구 등에 따르면 지난 19일 강남구는 '영동대로 지하공간 통합개발 기본계획 수립 및 타당성 검토 용역'을 발주했다. 9호선 봉은사역부터 2호선 삼성역까지 영동대로 650m·4만5500㎡ 구간 지하를 교차하는 최대 8개 철도시설과 국제교류복합지구 연계개발 방안을 도출하기 위한 연구다.
강남구 관계자는 "영동대로 지하공간 통합개발 논의가 진척이 없어 강남구 자체 예산으로 먼저 용역에 착수하게 됐다"고 말했다.
과업내용서에는 강남구는 "영동대로 지하공간은 GTX와 KTX, 위례~신사선, U-스마트웨이 등 대규모 개발계획이 개별단위 사업으로 추진돼 사업 추진 시기 혼재로 사회적 비용 중복적 부담 가중 및 장기간 공사로 인해 발생하는 만성적 교통 혼잡이 우려된다"며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강남구는 "지하철 2호선 삼성역사 및 영동대로 지하공간을 종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통합개발 기본구상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지하 구조물 설치에 대한 입체적인 공간계획을 수립해 영동대로 지하를 대상으로 하는 개별단위 사업 간 개발 시기·방법·형태 등 계획을 일체화하고 개발 사업의 단계적인 추진을 유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코엑스와 지난해 현대자동차그룹이 매입한 한전용지 사이 영동대로 지하에는 최대 8개 철도시설이 교차하게 된다. 지하철 2호선과 9호선은 이미 개통돼 운행 중이며 최근 위례신도시~삼성역~신사역을 잇는 '위례~신사선'도 확정돼 결정고시를 앞두고 있다.
여기에 2020년 개통을 목표로 삼성~동탄을 잇는 GTX A노선 설계 입찰이 다음달 실시될 예정이다. 일산 킨텍스~서울역~삼성역을 잇는 GTX A노선 2단계 사업도 시기가 문제일 뿐 방향은 이미 정해진 상태다. 현재 한 시간 이상 걸리는 구간이지만 모두 20분대로 단축하는 수도권 광역철도망 핵심 사업이다.
이미 확정된 노선 외에도 서울시는 부천 당아래~삼성~잠실을 연결하는 남부광역급행철도와 수서~삼성~의정부를 잇는 KTX 동북부 연장선까지 국토부에 건의해 둔 상황이다. 군포 금정~삼성~의정부를 잇는 GTX C노선도 현재 논의되고 있다. 게다가 영동대로~동부간선도로를 지능형 교통시스템을 적용해 지하로 연결하는 U-스마트웨이 사업 추진도 구상 중이다. 모두 영동대로 일대 땅 밑 공간을 대상으로 한다.
삼성역은 전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지하 철도망이 겹치게 된다. 문제는 각 사업이 모두 제각각 개별 단위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대로 놔둘 경우 영동대로 일대 지하공간 공사는 10년 이상 걸릴 수 있다. 교통난과 중복 사업으로 인한 예산 낭비 등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미래 수요까지 고려해 영동대로 지하부터 먼저 원샷으로 개발하자는 논의는 여기서 출발한다.
국토부와 서울시도 통합개발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통합개발 실현 가능성과 거대 지하공간 개발에 따른 안전문제는 없는지 등을 연구하는 용역을 다음달 발주할 계획"이라며 "국토부·서울시·강남구 관계자가 참여하는 태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삼성역에서 철도를 이용해 수도권 어디든 1시간 안에 도달하는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영동대로 지하 통합개발과 관련해 강남에 개발이 지나치게 집중되고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문지웅 기자 / 이승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