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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교직원공제회 등 국내 주요 기관투자가들은 사모펀드(PEF) 운용사 글랜우드 프라이빗에쿼티(PE)가 조성하는 PEF를 통해 추진하려던 1050억원 규모 투자계획을 접기로 의견을 모았다. 글랜우드 PE는 강태선 블랙야크 회장이 보유한 구주 5%와 상환전환우선주(RCPS) 5% 등 블랙야크 지분 10%를 1050억원에 인수하기로 하고 자금 모집까지 마친 상태였다.
자금 집행만 남겨둔 상태에서 급선회한 것은 메르스 사태로 블랙야크 실적 부진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투자를 강행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메르스 사태 이후 주요 아웃도어 업체 실적은 20% 안팎 급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유사시 행사 가능한 '풋옵션(팔 수 있는 권리)'을 들고 있어 아쉬울 게 없는 상황이다. 계약 당시 약속한 영업이익 목표치에 미달되거나 투자금을 경영 목적과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것 모두 풋옵션 행사 요건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마음만 먹으면 투자금 집행 후 곧바로 풋옵션을 행사해 투자 원금과 함께 원금의 8%에 달하는 조기상환 수수료까지 회수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글랜우드와 투자자들이 자금 집행 전 투자 철회를 결정한 것은 기업 활동에 보탬이 되려던 본래 투자 의도에 반할 뿐 아니라 오히려 기업 경영에 부담만 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블랙야크 측이 기업공개(IPO) 전 지분 분산 요건을 맞추기 위해 투자 유치를 추진했는데 경영진 능력과 상관없는 영업 환경 악화로 목표 실적 달성이 어려워 페널티를 내야 한다는 점에 투자자들도 풋옵션 행사에 부담을
앞서 기관투자가들은 아웃도어 시장에서 2년 연속 업계 최고 매출액을 기록한 블랙야크를 높이 평가해 투자를 추진해왔다. 지난해 블랙야크는 매출 5723억원을 기록했으며 '노스페이스' 등을 보유한 영원아웃도어(5320억원) 네파(4732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강두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