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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관투자가 대표격인 한국금융투자협회 황영기 회장의 발언이다. 이 발언이 앞으로 국내 기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황 회장은 국내 기업들이 압축성장 과정에서 지배구조 측면에서 문제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시장의 장기 발전을 위해 연기금과 자산운용사들이 현명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이 무산될 경우 전 세계 벌처펀드가 한국을 공격하게 될 것이라는 염려 때문이다.
다만 황 회장은 "삼성물산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좀 더 노력했어야 했고 앞으로 그런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삼성물산이 주가를 방치했다는 시장의 의심을 지우기 위해 주주 친화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의미다.
국내 가치투자 대표격인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부사장은 "삼성물산이 지주회사가 되면 장기적으로 기업 가치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며 "자산 가치로만 보면 합병 비율이 안 맞을 수 있지만 시장 평가여서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삼성물산 합병건에서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연금은 7월 주총에 임박해서야 입장을 결정할 전망이다. 국민연금은 삼성물산 지분 10.15%(1585만861주)를 보유한 2대 주주로 삼성물산과 엘리엇 양측에서 러브콜을 받아왔다. 국민연금은 경제개혁연대 등 진보진영에서 삼성 오너 이익에 기반을 둔 합병안에 반대해야 한다는 정치적 압력을 받고 있다.
국민연금은 세계 최대 의결권행사전문기구인 ISS와 한국기업지배구조원 등 주총 안건분석 자문기관들이 7월 초 입장을 밝히면 관련 자료를 충분히 수집한 후 입장을 정할 가능성이 높다. 안건의 중요도를 볼 때 외부 전문가 9인으로 구성된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위원장 김성민 교수)에 결정을 돌릴 것으로 보인다. 시장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이 삼성물산 합병에 반대하지는 않더라도 삼성 측으로부터 합병 시너지에 대한 명확한 설명과 함께 주주 가치 제고방안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편 삼성물산 지분 2% 보유하고 있는 일성신약의 윤석근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후 꾸려질 '통합 삼성물산'의 비전에는 공감하지만 지금의 합병비율은 불공정하다"며 "엘리엇의 주장에 동의하지만 그들과 행동을 함께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이한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