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2일 개관한 ‘성남 센트럴 푸르지오 시티’ 견본주택에 이른 아침부터 인파가 몰리면서 방문객들이 긴 줄을 서고 있다. <사진제공=대우건설> |
금리가 1%대로 내려 앉은 뒤 오피스텔은 분양하는 곳마다 방문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루며 청약경쟁률이 치솟고 아파트보다 빨리 완판되는 곳이 늘고 있다. 메르스 확산 우려 속에 새 아파트 견본주택 개관이 취소·연기되고 재건축 등 기존 주택시장에서 수요자 문의가 줄어들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대우건설이 경기 중원구 성남동에서 선보인 ‘성남 센트럴 푸르지오 시티’ 오피스텔은 메르스 악재에도 12일 계약 첫날부터 주말까지 사흘간 2만여명의 방문객이 몰려 벌써 총 분양분의 절반 이상이 팔렸다. 이기남 분양 소장은 “좋은 동·호수를 선점하기 위해 견본주택 오픈 하루 전날부터 500만원 입금 확인서를 들고 대기자들이 줄을 서기 시작했다”며 “떴다방보다 일반인이 더 많았고 한 사람이 대여섯 실을 한꺼번에 계약하는 투자자도 있어 분양 관계자들도 놀랐다”고 전했다.
수도권 오피스텔 견본주택에 밤 샘 줄서기가 등장한 것은 8년여만의 일이다. 지난 2007년 송도 ‘더 프라우’오피스텔 견본주택에는 시세 대비 저렴한 분양가로 수천만원의 프리미엄을 챙길 수 있다는 기대 때문에 계약을 앞두고 전국에서 수천명이 줄을 서고 수백개의 텐트가 늘어서는 등 진풍경이 펼쳐졌다. 하지만 그 이후 집값이 줄곧 내리막길을 타면서 밤샘 줄서기 같은 행태는 종적을 감춘 지 오래다.
오피스텔 시장에서는 지난 2011년부터 매년 3만~4만실씩 분양이 이뤄지면서 공급과잉 우려까지 고개를 들었다. 특히 지난해에는 분양 4만1686실과 입주 4만2740실로 총공급량이 사상 최대 수준인 8만4426실에 달했다. 올해도 분양만 2만6000여실에 입주가 3만6000여실로 총 6만여실이 시장에 나온다. 쏟아지는 물량 앞에 오피스텔 임대수익률도 2008년 6.5%였던 게 꾸준히 낮아져 2012년 처음 5%대로 내려 앉았고 올들어 5월까지 5.7%로 밀린 상태다. 부동산 재테크 전문가들은 공급과잉 위험이 해소되려면 최소한 2~3년이 걸릴 것이라며 공실을 줄일 수 있는 입지 선정이 최선이라고 지적하고 있을 정도다.
한 때 시들해졌던 오피스텔 시장이 인기가 다시 상한가를 치는 데에는 올해 당국에서 두차례에 걸쳐 금리를 낮춘 게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한화건설이 지난 4일 경기 일산 킨텍스개발지구에서 공급한 ‘킨텍스 꿈에 그린‘오피스텔은 평균 청약경쟁률이 28.3대 1을 기록했다. 오피스텔보다 하루 먼저 분양한 같은 단지의 아파트(2.8대 1)보다 경쟁률이 10배 이상 높았다. 분양분이 780실에 달했지만 지난주에 계약 시작 이틀만에 완판됐다. 앞서 지난 3월에는대우건설이 ’마포 한강 2차 푸르지오 오피스텔‘을 내놓자 평균청약경쟁률 13.7 대 1을 기록하며 계약 시작 일주일만에 완판됐다. 지난달 ’수지 e편한세상 시티‘ 오피스텔도 나흘만에 다 팔렸다. 지난해 용산에 선보인 고가 오피스텔인 ’래미안 용산SI’와 ‘용산 푸르지오 써밋’ 도 팔리지 않고남은 물량이 있었지만 최근 하루에 대여섯채가 한꺼번에 주인을 찾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분양 관계자는 “투자 목적으로 지방에서 원정 투자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
오피스텔 인기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초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는데다 1억~2억원대 소액투자로 은행금리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몇 안되는 상품이어서다. 최근 전세난에 지친 실수요자층을 겨냥해 2~3인 가구가 거주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아파텔이 등장하고 커뮤니티 시설이 업그레이드되는 등 오피스텔 상품도 다양해졌다. 전국 오피스텔 매매가도 올들어 지난달까지 0.19% 올랐다. 2012년 이후 3년만에 오름세로 돌아선 것이다.
다만 투자할 때엔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임채우 KB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공급과잉 우려가 있는 만큼 역세권 등 공실을 낮출 수 있는 곳을 고르는 게 중요하다”며 “노후준비 등으로 당장 현금이 필요하다면 3억원대 소형 아파트 한 채 보다 1억원대 오피스텔 두 실을 갖고 있는 게 더 나은 투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세금도 고려해야 한다. 오피스텔은 용도(주거용·업무용)
[임영신 기자 / 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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