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이더 M / 美헤지펀드, 삼성물산 매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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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주가가 최근 급등한 만큼 엘리엇의 이번 지분 매입이 '먹튀' 의도가 강하다는 의견이 많지만 지배구조 이슈를 근간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결집할 가능성에 대한 경고도 나오고 있다. 특히 엘리엇이 4일 삼성물산 지분 7.12%(1112만5927주)를 장내 매수했다고 공시한 데 이어 추가 매수에 나서고 있다는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 이날 국내 한 증권사 창구에는 외국인 기관투자가가 외국인 전용 주식거래계좌(DMA)를 통해 155만주(1%)를 대량으로 매수했다. 매수 주체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엘리엇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엘리엇이 적극적으로 삼성물산 추가 지분 인수에 나서고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외국인들은 현재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가격보다 높은지보다 합병 비율이 삼성물산 주주에 불리하다는 점에 불만을 품고 있다. 이원일 제브라투자자문 대표는 "엘리엇은 소버린과 무게감이 다른 헤지펀드"라며 "단기 차익 추구보다는 근본적인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촉구해온 강한 성향의 펀드"라고 설명했다. 외국인 투자자들과 연대해 삼성물산 대주주에 맞설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지난 3일 기준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물산 지분을 32.11% 보유하고 있다. 이 대표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 대기업이 소량의 지분을 가진 대주주 위주로만 지배구조 개편에 나선다는 견해를 지니고 있다"며 "그동안 외국인의 움직임이 없었던 건 단지 앞장서서 이 이슈에 문제를 제기하는 외국인 투자자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제2의 SK·소버린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2003년 영국 소버린자산운용은 SK 지분 14.99%를 사들여 1대주주로 오른 뒤 경영진 교체를 주장하며 경영권 분쟁을 벌였다. 그룹 해체로 연결될 수밖에 없는 SK글로벌(현 SK네트웍스)의 청산을 고집해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후 소버린은 2005년 7월 8000억원의 차익을 실현하고 철수했다.
삼성물산이 오는 7월 17일 예정된 임시주주총회에서 각각 참석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과 발행 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의 승인을 얻지 못하면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은 무산된다. 설사 주총을 통과한다 해도 7월 17일부터 8월 6일로 예정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기간에 주주들이 1조5000억원 이상의 청구권을 행사한다면 합병 계획이 실패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 삼성물산 지분으로는 17%에 해당한다. 하지만 이 경우에는 삼성그룹의 의지가 강하면 합병이 성사될 수도 있다. 주식매수청구 한도액 초과는 회사가 합병을 무산시킬 수 있는 요건일 뿐 반드시 합병을 무산시켜야 할 의무가 회사에 발생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엘리엇이 소송에 나서는 시나리오도 제기된다. 합병 비율에 불만을 품은 주주들은 법원에 '반대주식 매수를 위한 주식매수가격 결정 신청'을 할 수 있다. 한 대형 법무법인 변호사는 "주식매수가격 소송에서 법원이 주식매수가액을 당초 회사가 제시했던 가격의 2배에 이르는 수준으로 인정해준 사례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2011년 동양메이저의 한일합섬 합병 관련 주식매수가격 소송 판결 당시 법원은 주식매수가격을 3835원으로 당초 제시 가격 대비 60.5% 인상하기도 했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3일 하루 동안 삼성물산 전체 거래량(417만주)의 80%가량이 한 매수 주체(엘리엇)에 의해 거래됐음에도 이날 주가가 오히려 0.79% 하락한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많다. 엘리엇이 블록딜을 했다면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수 있지만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물산 주식과 관련된 블록딜은 전혀 없었다.
국내 시장에서 엘리엇의 창구 역할을 한 A증권사 관계자는 "엘리엇이 계좌 간 자금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