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승장구하던 여행 관련 종목들이 중동호흡기증후군인 메르스로 인한 공포심리로 동반 하락하고 있다. 전염병 우려에 여행객 수가 줄면서 실적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반영됐다.
시장전문가들은 당분간 여행주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될 수 있지만 회사의 기초체력이 훼손되지 않아 장기적 투자 매력은 여전하다고 분석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는 이날 오후 2시 41분 현재 전 거래일 대비 7.26%(9000원) 하락한 11만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모두투어도 7.61%(2550원) 떨어진 3만950원에 매매가가 형성돼있다. 인터파크는 7.97%(1750원) 급락한 2만200원을 기록하는 중이다.
여행 종목이 이같이 동반 약세를 보이는 것은 전날 메르스로 인한 사망자가 2명 발생하는 등 질병이 빠른 속도로 전파되고 있기 때문이다. 3차 감염 환자가 나왔을 뿐만 아니라 격리 대상이 1000명을 넘어섰다는 보도도 나오면서 여행객 수가 축소, 회사들의 실적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
실제로 하나투어의 패키지 상품을 구매해 오는 4~11일에 한국에 입국하려 했던 중국인 관광객 300여 명은 예약을 취소했다. 유통업계 큰손으로 통하는 유커가 발걸음을 돌리면서 3분기 실적에 빨간불이 커졌다는 긴장감이 팽배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중장기적인 성장 동력이 훼손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한동안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최민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 우려는 주가에 반영됐다”며 “상황이 장기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기초체력을 훼손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과거 조류독감(AI)나 사스 등 전염병이 퍼졌을 때도 여행 종목들은 하락 후 단기간에 낙폭을 대부분 만회한 바 있어 선례를 따를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사스 발생했던 2003년 3월 하나투어는 1개월간 29% 하락했지만 6월 초에는 사스가 발생하기 이전 수준으로 주가를 회복했다는 것.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들어 매년 발생하는 글로벌 전염병 발생
이선애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국내 메르스 확산 초기 단계에서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 없다”며 “현재 단계에서 국제보건기구(WHO)의 한국 여행 자제령이 내려질 가능성도 낮다”고 설명했다.
[매경닷컴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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