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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증권시장에서 자동차 엔진부품을 만드는 S&T모티브의 주가는 지난해 말 4만2000원에서 지난 21일 6만5300원까지 55.5% 급등했다. S&T모티브가 여러 부품업체들 중 독보적인 주가 상승률을 보일 수 있었던 까닭은 바로 1분기 '깜짝 실적' 덕분이다.
지난 1분기 연결 영업이익이 전분기보다 28.9%, 작년 동기보다 72% 늘어난 261억원을 기록해 시장 기대치를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다른 국내 부품업체와 차별화되는 S&T모티브의 가장 큰 특징은 현대차그룹을 상대로 한 매출 비중이 매우 낮다는 점이다. 전신이 대우정밀인 이 회사는 GM대우에 줄곧 납품해온 이력이 있어 GM그룹 비중이 높다. 지난해 기준으로 GM코리아와 글로벌 대상 매출 비중은 각각 25.3%, 17.1%에 달한 반면, 현대차그룹 비중은 11.5%에 그쳤다. 매출액의 80~90%가 현대·기아차에서 나오는 다른 부품사와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최근 현대·기아차의 생산량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현대차그룹 의존도가 심한 기업일수록 실적에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이는 그룹 계열사들의 실적을 보면 더욱 자세히 드러난다. 현대모비스의 1분기 영업이익은 6898억원으로 전분기보다 21.7% 급감했고, 주가도 작년 하반기 30만원대에서 23만원까지 떨어진 뒤 아직까지도 제자리다. 같은 기간 현대위아의 영업이익도 전분기보다 16.1% 하락한 1302억원을 기록했고, 주가 하락폭은 21%로 더 컸다.
이 가운데 현대·기아차도 부품 공급처를 다변화하겠다고 나서고, 부품사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이 같은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비(非)현대차 수주 물량을 지속적으로 늘려온 업체들의 최근 선전을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다. 채희근 현대증권 연구원은 "자동차부품주 매출에서 현대차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을 70%로만 낮춰도 양호한 편"이라며 "과거부터 비현대차 수주물량을 꾸준히 늘려왔던 기업들이 확실히 1분기에 플러스 알파(+α) 실적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S&T모티브 이외에는 에스엘과 평화정공이 비현대 고객사 비중을 작년 기준 각각 35%, 31%까지 확대해 '현대차 쏠림'을 상당 부분 해소한 기업으로 꼽힌다. 에스엘은 현대·기아차 외의 기업에 대한 수주 증가와 공장 가동률 상승에 힘입어 1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192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4.3%, 전년 동기 대비 18.5% 개선됐다. 평화정공도 마찬가지로 GM 쪽 납품이 늘면서 비현대 매출 비중이 2012년 24%, 2013년 26%, 2015 31%로 상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1분기 영업이익이 14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7.9% 줄어 외형상 부진했지만, 전분기보다 23.1%나 늘었다.
대형사 중에서는 만도가 글로벌 고객사로 매출 저변을 확대해 나가면서 시장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 부품업체다. 2014년 연결기준 비현대
이 밖에 지난해부터 상대적으로 영업이익 개선세가 뚜렷했던 자동차부품주에는 동일고무벨트, DRB동일 등이 포함됐다. 신흥국에서 수요가 의미 있게 늘어나고, 원재료 비용이 크게 떨어진 결과 판가 하락에 따른 손실을 피해갔다.
[김윤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