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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기업 경영평가 업체 CEO스코어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대주주 일가 지분에 담보 또는 질권이 설정된 사례가 3곳 중 1곳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매출을 기준으로 코스닥 100대 기업을 추린 뒤 이 중 대기업 계열사를 제외한 84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수치다. 84개 상장사 중 대주주 일가 지분이 금융회사나 세무기관 등에 담보로 제공된 회사는 모두 27개(32.1%)에 이르렀다. 자기 지분을 담보로 제공한 대주주와 친인척은 모두 47명으로, 이들 지분 가치(11일 종가 기준) 중 47%에 해당하는 8000억원어치 주식이 담보로 제공된 상태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이 같은 대주주 지분 담보 비율은 30대 대기업그룹 대주주 일가의 평균 담보 비율보다 10%포인트가량 높다"며 "그만큼 코스닥 상장사 사이에 주식담보대출이 일반적이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대부업체 리드코프 서홍민 부회장 측은 보유 중인 지분 중 52%에 해당하는 541만8891주를 담보로 증권사 7곳과 저축은행 1곳에서 대출을 받았다. 목재사업 업체인 동화기업 승명호 회장 측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등에서 보유 지분 60%에 해당하는 551만5828주를 담보로 대출을 받았다. 자동차부품업체 엠에스오토텍은 대주주인 이태규 대표 측 지분 중 84%에 해당하는 666만9163주에 대해 질권과 담보가 설정된 상태다. 자회사인 명신산업이 사모투자펀드인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에서 투자를 유치하면서 대주주 측 지분에 질권이 설정됐다.
또 이태규 대표는 한국투자증권과 한국증권금융에서 주식담보대출을 받으면서 담보 비율이 위험 수위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우량 중소형주로 손꼽히는 반도체장비 생산업체 원익IPS도 대주주 지분 중 63%가 담보로 설정된 상태다. 원익IPS 대주주인 이용한 원익 대표이사는 본인과 관계사인 원익 지분 등을 담보로 6개 금융사에서 대출을 받았다.
매일유업은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0위 업체 중 유일하게 대주주 일가가 주식담보대출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정완 회장이 본인과 가족 지분을 담보로 하나은행과 기업은행 등에서 대출을 받은 것. 다만 전체 지분에서 담보로 제공된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23%로 높진 않았다.
주식담보대출을 받으면 보유 중인 주식이 담보로 제공되지만 의결권은 인정되기 때문에 경영권 행사에 지장 없이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 이런 장점 때문에 주식담보대출은 급전이 필요한 중소기업 대주주로선 손쉬운 자금 마련 수단으로 즐겨 활용된다.
하지만 대출금 상환을 제때 하지 못하면 금융회사에서 자금 회수를 위해 반대매매에 나설 수 있는 점이 위험요인으로 꼽힌다. 이렇게 되면 주가가 하락하면서 소액주주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입을 수 있다.
반대매매 규모가 크면 경영권을 상실하면서 회사 주가가
[오수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