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광화문에서 근무하는 회사원 심민영씨(가명·32)는 가끔 퇴근 후 마포 공덕동의 한 오피스텔에서 열리는 일일 요리교실을 찾아간다. 지난 번에는 요즘 한창 유행인 프랑스 디저트 과자 ‘마카롱’을 만들었지만 이번에는 가정의 달을 맞아 9만원을 들여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게 나눠 줄 고구마 쿠키를 직접 만들 생각이다.
# 직장인 박민재씨(31)도 일주일에 두 번 퇴근 후 서울 종로 회사 근처 오피스텔로 운동을 하러간다. 전용면적 50㎡ 남짓한 작은 공간에서 개인 트레이너에게 조언을 받으며 동작을 따라하는 1시간의 비용은 회당 5만 5000원 선이다.
임대로 들어와 사는 사람들을 비롯해 글을 쓰는 작가나 웹 디자이너 등이 사무실 용도로 활용하던 오피스텔이 요즘은 ‘스튜디오’로 변신 중이다. 개인·소규모 동호회 중심으로 여가활동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보증금에 월세만 내면 된다는 점에서 비용 부담이 적다보니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푸드스타일리스트, 플로리스트, 퍼스널트레이너 등이 소규모 공방을 연다.
마포구에서 베이킹 스튜디오 등 제과 관련 창업 컨설팅을 하고 있는 이정근 이쿡스튜디오 대표는 “보통 전용 40㎡ 이상의 오피스텔을 매매가 아닌 임대형식으로 빌려 4~5인 정도를 블로그 등을 통해 모아 하루 단위로 요리를 가르치며 즐기는 동호회 형식”이라며 “보증금 1000만~2000만원에 월세는 50만~100만원 선, 오븐 등 조리 기구를 3000만~5000만원 선으로 들여와 운영한다.”고 말했다.
강남 삼성동 강남구청 인근 빌딩 지하에서 보증금 3000만원에 월세 170만원을 내며 전용면적 70㎡정도 규모의 필라테스·요가 학원을 운영하던 김민정씨(37)는 최근 논현동 오피스텔로 자리를 옮겼다. 전용면적 37㎡으로 공간은 좁아졌지만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120만원으로 고정 비용 이 줄었다. 6명 이상이어야 이익이 나는 단체 수업보다는 회당 10만~15만원 하는 개인 레슨을 하는 편이 수입 면에서도 낫다는 게 김씨의 말이다.
업종에 따라 선호하는 지역은 다르다. 꽃꽂이·스포츠 등 여가 관련업이 선호하는 오피스텔 입지는 일반 대기업·금융권 회사가 많은 강남·마포·여의도 등 도심지다. 수요층이 주로 대기업·전문직 직장인이기 때문이다. 반면 동영상 강의 촬영 장소로 오피스텔을 내어주는 경우는 부천, 목동 등에서도 찾을 수 있다.
오피스텔에 둥지를 튼 스튜디오 창업자들은 출장 레슨이나 강연, 온라인 판매 등을 병행해 수익을 내고 6개월 이상 운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들을 세입자로 들이면 월세를 밀리거나 금방 나가버릴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이 임대인 입장에선 장점으로 다가올 수 있다. 하지만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장경철 부동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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