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회장과 김상열 회장의 1대1 진검 승부가 시작된다."
금호산업 매각을 위한 본입찰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적격인수후보 명단(숏리스트)에 올랐던 사모투자펀드(PEF) 4곳 모두 본입찰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금호산업 인수전은 2010년 금호아시아나그룹 워크아웃 이후 절치부심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자금력을 앞세운 호반건설 간 2파전 구도가 될 전망이다.
26일 채권단에 따르면 금호산업 본입찰은 28일 오후 3시 마감된다. 본입찰 참여 자격은 지난 2월 말 예비입찰에 참여해 숏리스트에 포함된 호반건설, MBK파트너스, IMM PE, 자베즈파트너스, IBK증권-케이스톤파트너스펀드 등 5곳에 주어졌다. 이 중에서 PEF 4곳은 실사 결과 금호산업 인수 실익이 없다고 판단해 본입찰 불참 가능성이 커졌다. 참여 가능성이 제기되던 롯데 등 대기업들은 이들 적격인수후보 중 한 곳과 컨소시엄을 구성하지 않는 한 본입찰에 참여할 수 없기 때문에 PEF 4곳의 불참은 곧 호반건설의 단독 본입찰 참여를 의미한다.
금호산업 지분 57.1% 매각을 추진 중인 채권단은 단독 입찰이라도 매각 작업을 진행할 방침이다. 금호산업을 두고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진 박삼구 회장이 김상열 회장과 경쟁할 공산이 크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30.1%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이번 인수전 승자가 아시아나항공 경영권까지 확보한다.
산업은행을 포함한 채권단은 이번 매각 작업을 최고가 원칙에 근거한다는 방침이라 현금 동원력에서 승부가 갈리게 됐다. 채권단은 금호그룹에 공적자금이 3조원 가까이 투입된 만큼 최소 1조원 이상에 매각하길 희망한다. 호반건설의 인수자금 여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작년 말 현재 호반건설이 보유 중인 현금은 4300억원에 달하고 연결재무제표 대상에서 제외된 관계사 현금까지 더하면 5000억~6000억원까지 현금 동원이 가능하다.
채권단 보유 지분 중 '50%+1주'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한 박삼구 회장도 자금조달에 적극적이다. 평소 친분이 두터운 중견기업 오너들은 물론 대형 공제회와 접촉해 협조를 구한 정황도 포착됐다. 개인적으로는 금호산업 지분 10.1%(시가 746억원)를 유동화해 현금 확보가 가능하다. 채권단은 항공업 특성상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이 높고, 항공기 운용리스에 따른 고정비용 규모도 커서 입찰자의 재무 상황도 중점적으로 살필 전망
국토부 고위 관계자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인수자가 결정된다면 호반건설이든 박삼구 회장이든 아시아나항공 경영권을 가질 수 있다"며 "특정 후보는 된다 안 된다고 할 법적 근거도,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오수현 기자 / 박윤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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