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투 더 시티.’ 글로벌 도시 개발 전쟁이 새롭게 불붙고 있다.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일본 도쿄, 캐나다 벤쿠버, 덴마크 코펜하겐 등 글로벌 대도시들은 ‘성장 관리’라는 낡은 패러다임을 벗어던진 지 오래다. 건물 고도제한과 용적률 규제, 용도 제한을 과감히 풀고 창조적 인재와 하이테크기업들을 도심 한복판으로 끌어들여 도시 경쟁력을 높이는 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수도권 과밀 억제와 보존 관리, 균형발전라는 케케묵은 낡은 관념에 붙잡혀 있는 한국과는 전혀 딴판이다. 일본만해도 도시개발 패러다임 자체가 ‘재생(再生)’에서 ‘창생(蒼生)’으로 바뀌었다. 야마모토 가즈히코 모리빌딩 도시기획 사장은 “‘원래대로 되돌린다’ 의미의 재생은 이미 낡아서 버린 개념”이라며 “2020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완전히 새롭게 바꾼다’는 의미의 창생으로 일본은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빌딩만 잔뜩 올리거나 위성도시를 마구잡이식으로 만들어 수평적으로 확산하는 ‘메가’시티 역시 낡은 개념이다. 집값 비싸고 즐길 거리도 없는 답답한 도시를 떠나 국경을 초월해 살기 좋은 장소를 찾아 떠나는 창조적 인재들과 하이테크 기업들이 글로벌 경제를 주도하는 세상이다. 창조 인재를 유치하기 위한 도시전쟁의 화두는 ‘살기좋은 도시(Livable City)’가 됐다. 저출산, 고령화시대에 창조적인 인재들이 몰려드는 도심은 경쟁력이자 자산이다. 하지만 성장 억제라는 족쇄에 갇힌 서울에서 우리들은 행복할 수 있을까.
보도를 넓히고 높이 솟은 건물 사이로 자연 조망권을 확보해 도심을 걷는 시민들이 행복하게 만드는 캐나다 밴쿠버식 개발모델은 전세계에서 앞다퉈 벤치마킹중이다. 한적한 시골 마을이던 미국 텍사스 오스틴은 라이브뮤직의 메카로 변신해 젊은 인재들이 마구 몰려들면서 첨단정보기술(IT)기업 클러스터로 거듭났다. 국경도 사라지고 있다. 동화의 도시 덴마크 코펜하겐은 스웨덴 말뫼와 손잡고 ‘위대한 코펜하겐’으로 변신중이다. 예술의 도시 프랑스 파리는 다양성을 유지하면서도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하이테크 기업도시로 변신하기 위해 위성도시들을 전략적으로 키우고 있다.
김경환 국토연구원장은
[매일경제 기획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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