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통합 논의가 3개월 만에 재개하면서 조기통합 논의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사측과 노조는 이번주 중 두 차례 더 협상을 이어가기로 해 통합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21일 은행권에 따르면 김한조 외환은행장과 김근용 외환은행 노조위원장, 노사 양측의 협상 실무진 등이 참석한 ‘4대 4 대화단’이 조기통합과 협상방식에 대해 이번주 중으로 두 차례 논의키로 했다. 이번 논의에서는 하나·외환은행 통합 내용이 담겨 있는 ‘2·17 합의서’ 수정안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작업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2·17 합의서 문구내용을 외환은행 노조에서 수정 요청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는 조기통합의 현실적인 필요성을 줄곧 강조해 온 하나금융측에 ‘먼저 대안을 제시하라’고 공을 넘긴 셈이다.
2·17 합의서는 지난 2012년 2월 17일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와 관련해 노사가 서명한 합의서로, 노조는 합의서 중 ‘5년간 독립법인 유지’ 내용을 근거로 하나·외환은행의 조기통합을 반대하고 있다.
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는 “기존 2·17 합의서 틀을 크게 흔들지 않는 가운데 새 협의 사항이 추가된 수정안을 두고 만나야 실질적인 대화가 될 수 있다”며 “앞으로 수정합의서 문안을 두고 협상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하나금융 관계자는 “빠른 시일 내에 수정안을 만들어 노조에 제시할 것”이라며 “다만 하나·외환은행 통합 시기를 앞당기는 게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경영진과 노조간 대화에서 2·17 합의서 수정에 의견이 모아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양측은 지난 1월 대화 중단 후 3개월 만인 15일 만남을 재개한 바 있다. 하나금융 경영진은 ▲무기계약직 전원 6급 정규직 전환 ▲일정 기간 경과 후 전원 5급 자동 승진 등을 외환은행 노조에 제시할 만한 카드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는 “직급 전환은 임금단체협상과 관련한 사안이지 조기 통합과 무관하다”며 “경영진이 전향적인 수정안을 가져와야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외환은행간 조기통합 문제는 결국 독립법인 유지의 조항은 조기통합으로 변경하되 향후 인력 구조조정이나 임금·처우개선 등 다른 부분에서 노조쪽에 유리한 방향으로 가닥이 잡힐 것 같다”고 내다봤다.
[매경닷컴 류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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