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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원격으로 계좌를 잠갔다 풀 수 있는 '스마트리모콘' 서비스를 개발하고 이달 중순 공개한다. 스마트폰에 깔아놓은 우리은행 인터넷뱅킹 애플리케이션(앱)에 들어가 계좌를 '오프(OFF)' 상태로 해놓으면 미리 걸어놓은 자동이체를 제외한 일체의 계좌 인출이 모두 정지되는 방식이다. 금융사기단이 현금카드를 복제해 ATM(현금자동입출금기)에 가서 비밀번호를 누르더라도 이용자 스마트폰에 계좌가 '오프' 상태로 걸려 있으면 인출 불가 메시지가 뜨는 식이다.
인터넷뱅킹이나 텔레뱅킹도 마찬가지다. 해커가 계좌정보와 비밀번호를 통째로 빼내더라도 계좌가 '오프' 상태이면 돈을 이체할 수 없다. 계좌를 잠그거나 푸는 것은 본인 확인 절차를 거친 계좌 소유자 스마트폰 한 대에서만 작동한다. 이용자는 돈을 보내거나 뽑을 때만 계좌를 잠시 켜놨다가 곧바로 다시 잠그는 식으로 해킹 피해를 막을 수 있다. 계좌를 켜놓은 채 1시간이 지나면 오프 상태로 바뀌는 '자동잠김' 시스템도 갖췄다. 금융권 관계자는 "전 세계에서 '계좌 원격 잠금' 서비스가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융사기 피해액은 지난해 기준 2963억원으로 전년(2241억원) 대비 32% 급증했다. 이 중 해킹으로 계좌 정보를 빼내 돈을 탈취하는 '파밍' 등 인터넷 금융사기 피해액만 지난해 861억원에 달해 전년(547억원) 대비 57%나 늘었다. 얼마 전 해커에게 5000만원이 털린 이해인 씨 사례가 여기에 속한다.
우리은행 '스마트리모콘' 서비스가 자리를 잡으면 '제2의 이해인 사태'를 막을 수 있을 전망이다
[홍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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